수출 부진에 산업생산 '우울'.."모멘텀 없으면 갈수록 더 감소"(종합)

통계청, '4월 산업활동동향' 발표 "제조업 가동률 7년여 만에 최저"
국회 예정처 "올해 2.5% 경제 성장에 그칠 것"

통계청 '4월 산업활동동향' 관련 정보그림(통계청 제공)

[아시아경제 오종탁 기자] "산업생산이 안 좋다. 별다른 반전 요소가 없다면 앞으로 더 줄어들 여지가 있다."

수출 부진에 따른 광공업 생산 감소로 전체 산업생산이 3개월 만에 줄었다. 4월 중 제조업 평균 가동률은 7년1개월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통계청이 31일 발표한 '산업활동동향'을 보면 4월의 전체 산업생산은 전월보다 0.8% 감소했다. 올해 1월 들어서며 감소세(-1.4%)를 나타냈던 전체 산업생산은 이후 2월(0.7%), 3월(0.7%) 두 달 연속 증가세로 반전하더니 4월에 다시 하락세로 주저앉았다.

4월에는 서비스업 생산이 약간 늘었지만 광공업과 소매판매, 건설업 등의 부진으로 전체 산업생산 증가세에 제동이 걸렸다.

광공업 생산은 반도체(13.5%)와 1차금속(1.2%) 등에서 증가했지만 자동차(-6.3%)와 기타운송장비(-12.0%) 등이 줄면서 전월보다 1.3% 내렸다. 3월(-1.3%)에 이어 두 달 연속 감소세다.

기타운송장비의 경우 현재 구조조정을 기다리는 조선·해운 등 선박 업종이 부진한 영향을 받았다. 김광섭 통계청 경제통계국장은 "기타운송장비에서 선박이 차지하는 비중이 70% 정도인데, 4월 선박지수가 작년 같은 달보다 15.2% 감소하면서 전체 기타운송장비 생산 부진을 불러왔다"고 설명했다.

제조업 재고는 한 달 전보다 2.3% 감소했고 제조업 재고율은 124.2%로 0.9%포인트 내려갔다. 제조업 평균 가동률은 2.7%포인트 하락한 71.0%를 나타냈다. 이는 2009년 3월 69.9%를 기록한 이후 7년1개월 만에 최저치다.

서비스업 생산은 전문·과학·기술(-3.2%), 사업시설관리·사업지원(-1.8%) 등에서 감소했지만 금융·보험(1.4%), 보건·사회복지(2.3%) 등이 늘어 전월보다 0.5% 증가했다.

소비를 의미하는 소매판매는 승용차 등 내구재(-2.0%)와 의복 등 준내구재(-0.2%) 판매가 줄어 전월보다 0.5% 감소했다. 앞서 소매판매는 전월 4.2% 증가하며 석 달 만에 증가세로 전환하고 2009년 2월(5.0%) 이후 7년1개월 만에 최대 폭으로 증가한 바 있다. 윤인대 기획재정부 경제분석과장은 "소매판매는 전월 기저효과로 소폭 감소했지만 전년 동월 대비로는 4.2% 증가하는 등 회복 모멘텀이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설비투자는 기계류(0.9%)와 운송장비(9.3%)가 늘어난 영향으로 3.4% 증가했다. 이미 이뤄진 공사 실적을 의미하는 건설기성은 건축(-4.9%)과 토목(-10.1%) 실적이 줄며 6.7% 급감했다.

현재 경기상황을 보여주는 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전달과 같았다. 앞으로의 경기국면을 예고하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0.2포인트 올랐다.

김광섭 국장은 "선행지수 순환변동치가 올랐지만 이런 흐름을 계속 유지할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정책 효과가 하반기에 집중됐던 작년에 산업생산이 '상저하고' 패턴을 보인 가운데 올해는 개별소비세 인하 연장, 임시공휴일 지정 등이 연초에 있었다"며 "앞으로 특별한 모멘텀이 없다고 하면 기술적으로 산업생산이 '상고하저'로 갈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한편 국회 예산정책처는 이날 '2016년 수정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우리 경제는 장기간의 수출 부진과 내수 회복 지연으로 전반적인 경기 활력이 저하되면서 2.5% 성장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9월 '2016년 및 중기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성장률을 3.0%로 내다본 것에 비해 0.5%포인트 낮아진 것이다. 앞서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6%로 낮췄다.

예정처는 "내수는 건설투자가 견실한 증가세를 보이겠으나 민간소비 및 설비투자는 부진할 듯하다"면서 "수출은 세계 경기회복세 약화로 전 세계 수입수요가 단기간 내에 확대되기 어려운 여건으로, 상당 기간 부진이 지속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