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최서연 기자] 호텔롯데 IR에 주요 운용사 CIO(최고투자책임자)들이 불참하면서 IPO에 빨간 불이 켜졌다.
지난 30일 오전 롯데는 자산운용사 CIO를 대상으로 한 호텔롯데 IR을 진행했다. 롯데 측에서는 30~40여개사의 운용사 CIO들 초청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도 직접 행사에 참석했다.
하지만 IPO주관사인 미래에셋과 미래에셋대우, 한국투자증권의 계열 운용사로 수요예측에 참여할 수 없는 곳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대형 운용사 CIO들이 이번 IR에 불참했다.
수요예측에 참여할 수 없는 미래에셋자산운용, 한국투자신탁운용을 빼면 사실상 수요예측에 참여할 수 있는 주요 운용사는 삼성자산운용, KB자산운용, 신영자산운용 정도다.
주요 운용사 CIO들이 IR에 불참한 이유는 현 시점에서 호텔롯데 주식에 큰 매력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A 자산운용사 CIO는 “본업 가치보다는 정점에 있는 지주회사의 지분가치가 추가되다 보니 보는 관점에 따라 밸류에이션에 대한 평가가 달라질 수 있다고 본다”면서 “현 수준에서는 크게 수요 예측에 참여할 만한 메리트를 찾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롯데쇼핑에 대한 트라우마도 기관들의 투자를 꺼리게 하는 요소다. 롯데는 지난 2006년 롯데쇼핑 상장 당시 공모가를 40만원으로 책정했다. 하지만 불과 6개월 만에 주가가 절반 수준인 20만원대로 떨어졌고 지금도 20만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이번 호텔롯데의 예상 공모가 밴드 역시 9만7000원~12만원 수준으로 다소 비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호텔롯데의 매출과 기업가치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면세사업이 향후 성장세를 유지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B자산운용사 CIO는 “호텔롯데 IPO는 총 6조의 공모금액에 기관 비율이 60%정도인 3조~3조6000억원 정도로 예상되는데 주관사와 공동주관사를 제외하면 수요예측에 들어갈 수 있는 기관 중 남은 곳이 3곳 정도에 불과해 이 물량이 소화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수요예측 참여 기관 수가 굉장히 적은데다 가격부담도 있는 상황에서 적극적으로 참여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외국인 참여가 굉장히 높지 않은 이상 IPO가 성공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이는데 공모가의 가격 메리트가 없기 때문에 외국인 참여도 그리 높지 않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최서연 기자 christine89@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