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X열차 시간 안내판 설치와 편의시설 갖춰 ‘제2의 대합실’
옛 상인·청년창업자가 함께 공존…사람들로 ‘북적북적’ 활기
[아시아경제 문승용] 1913송정역시장이 4월18일 새 옷을 갈아입고 문을 열었다.
수많은 사람들이 생존하기 위해 물건을 사고팔며 정을 나눴던 시골 장터. 특히 서민들의 삶과 애환이 그대로 살아 숨 쉬고 작은 희망을 싹 틔웠던 옛 송정역시장이 젊은 청년 창업자가 들어서면서 회춘을 맞고 있다.
청년 창업자가 하나 둘 문을 열고 먹거리를 사기 위해 청년들이 줄서서 기다리는 진풍경이 매일 반복되면서 ‘꼭 가보고 싶은 곳’으로 유명세를 떨치고 있다.
1913년부터 광주송정역과 함께 명맥을 같이한 송전역전매일시장은 100년 역사를 간직한 유서 깊은 전통시장이다. 한때 생활에 필요한 식재료와 물건을 찾는 손님으로 북적거렸던 이 시장은 1990년 대 이후 우후죽순으로 생겨난 대형마트에 밀려 여느 전통시장처럼 서서히 쇠퇴의 수순을 밟아야 했다.
이 시장을 찾는 사람들은 날이 갈수록 줄어들었고 시장점포 또한 하나 둘 문을 닫아야만 했다. 최근까지 몇몇 상인들이 그곳에 남아 전통시장이라는 명맥을 유지해 왔다.
그러던 2015년 1월 현대자동차그룹과 광주시가 광주창조경제혁신센터를 출범시키며, 혁신센터와 현대카드가 창조적 전통시장육성지원 시범 시장으로 선정해 1년간 ‘지키기 위한 변화’ 프로젝트로 ‘1913송정역시장’을 재탄생시켰다.
낡은 점포는 페인팅이나 합성목재로 간단한 내·외부 인테리어를 하고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은 건축물은 그대로 살려냈다.
상추, 배추, 고추, 가지, 오이를 파는 부식가게를 비롯해 직접 재배한 농산물로 만든 참기름, 들기름, 고춧가루 등을 판매하는 방앗간, 크고 작은 소품을 파는 만물상. 푸드음식점, 원두커피숍, 갓 구운 빵, 주전부리하기 좋은 다양한 음식, 지역에서 생산된 밀로 숙성시켜 직접 만든 맥주를 판매하는 젊은 새내기 청년 상인들이 옛 상인들과 1913송정역시장에서 함께 공존하며 살아가고 있다.
55개 점포가 어우러진 송정역시장은 KTX광주송정역 이용객을 배려한 열차 시간 안내판, 물품 보관함, 공중화장실 등 시장이용객을 위한 편의시설을 모두 갖췄다.
또한 도시의 특성을 살리고 지역사회 문화를 토대로 사람들과 소통하는 거리문화공연 중심의 볼거리를 접목한 ‘토요 야시장’과 전국의 특색 있는 상품과 먹거리를 판매하는 팝업스토어도 일주일, 하루 기간으로 운영, 재미를 더했다.
더욱이 송정역과는 도보로 3분여 거리에 위치해 있다. 이 때문에 KTX열차 탑승을 기다리는 사람들이 전통시장을 찾아 문화와 먹거리를 여유롭게 즐길 수 있어 제2의 대합실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추세다.
광산구도 송정역시장의 활성화를 위해 발 벗고 나섰다.
광산구는 지난 26일 예술가와 창업가들이 값싼 지역을 찾아 정착해 가치가 상승하면, 건물주들이 임대료를 올리는 젠트리피케이션(gentrification) 현상을 막기 위해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을 근거로 5년간 월세를 최대 9% 이상 인상하지 않도록 하는 협약을 청년상인, 기존 상인, 건물주와 체결했다.
특히 광산구는 기반 시설 확충 사업을 적극 추진하기로 하고 사업비 29억5,000여만 원을 들여 117면을 갖춘 주차타워도 내년 말 완공을 목표로 중소기업청에 사업을 신청했다. 내년 5월에는 사업비 25억1,600만 원을 들인 상인교육관과 고객지원센터가 완공을 앞두고 추진 중에 있다.
새롭게 지역에 활력을 불어 넣고 있는 1913송정역시장. “꼭 가보세요!” 추천한다.
문승용 기자 ms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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