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뉴욕=김근철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 지위를 자력으로 획득했다. 지난해 6월 첫 출마선언 이후 1년도 되지 않아 당당히 미국 공화당의 대선후보를 꿰찬 셈이다. 이제 트럼프는 ‘아웃 사이더’가 아닌 당의 공식 후보로서 대선 행보에 박차를 가할 수 있게 됐다.
AP통신은 26일(현지시간) 트럼프가 최근 워싱턴주(대의원 44명) 경선에서 압승하면서 대선 후보 지명을 위한 대의원 과반수 1237명을 넘어섰다고 보도했다. AP 통신은 자체 분석을 토대로 그동안 트럼프가 지역별 예비 경선을 통해 확보한 대의원 수와 이와 별도로 전당대회에서 후보를 자유롭게 지지할 수 있는 대의원 88명을 합쳐 총 1238명의 지지를 얻고 있다고 전했다.
물론 이는 공식 지명 발표는 아니다. 대의원 계산법도 복잡하고 공화당도 별도로 공식 집계를 하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미국의 주요 언론들도 일제히 트럼프가 공화당 대선 후보 지명 자격을 획득했다고 전했다.
공화당은 앞으로도 다음달 7일 캘리포니아를 포함해 5개 주 경선을 남겨두고 있다. 그러나 단독 후보로 남은 트럼프가 매직넘버를 달성했기 때문에 단순한 요식절차일 뿐이다.
이로써 ‘경쟁 전당대회’를 치러서라도 트럼프를 낙마시키려했던 공화당 주류들의 실날같은 기대도 완전히 무너졌다.
이제 오는 7월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에서 치러질 공화당 전당대회는 명실상부한 '트럼프 추대 대회'로 치러지게 됐다. 트럼프는 폴 라이언 하원의장으로 대표되는 공화당 주류와의 기싸움에서도 월등히 유리한 위치에 서게 됐다.
이제 공화당도 트럼프를 위한 총력 지원 체제로 전환이 불가피해질 전망이다. 이미 트럼프 지지를 주저했던 공화당원들이 속속 트럼프 지지로 돌아서고 있다. 평소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과의 양자대결 조사에서 10%포인트씩이나 뒤쳐져있던 트럼프의 지지율이 최근 대등하게 치고 올라온 것도 공화당과 보수파가 트럼프를 중심으로 결속하고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의 쾌속 질주에 비하면 민주당의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답답한 서행 운전이다. 이메일 스캔들 등 악재까지 터지며 좀처럼 반등 기미를 붙잡지 못하고 있다.
클린턴 전 장관측은 다음달 7일 대의원 475명이 걸린 캘리포니아 주 경선에서 압승, 매직넘버를 넘어서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가주공공정책연구소(PPIC)가 26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클린턴(46%)은 경쟁자인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44%)과 오차범위 내 접전을 벌이는 등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뉴욕=김근철 특파원 kckim10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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