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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퇴출 서막]STX조선發 다시 불거지는 산은 책임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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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자율협약 이후 4조5000억 자금 투입…법정관리 수순에 손실 가시화

[아시아경제 구채은 기자] STX조선해양이 법정관리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이면서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의 책임론이 다시 거세지고 있다. 2013년 4월 자율협약이 실시된 후 3년간 '밑빠진 독에 물 붓기' 식으로 수조원의 자금지원이 이뤄지다가 이제와서야 법정관리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에 대한 책임 추궁을 피하기 어려워졌다.


앞서 STX조선은 2013년 4월 유동성 위기로 자율협약에 들어간 후 1조8800억원 가량의 대출액을 출자전환하는 등 4조5000억원의 자금이 투입됐다. 하지만 영업손실이 누적되면서 현재까지 완전자본잠식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채권단은 작년 말 STX조선에 4500억원을 투입하기로 결정했으나 조선업황이 나아지지 않고 수주가 끊기면서 법정관리행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현재 STX조선의 채권단은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NH농협은행 무역보험공사 등이다. 산은에는 선수금환급보증(RG)등을 포함해 1조9000억원, 수은은 2조3000억원, 농협은행은 7700억원의 여신이 있다.

당장 산업은행 내에서 책임이 가장 무거운 사람으로 홍기택 전 산업은행 회장이 거론된다. STX조선 자율협약 신청일(2013년 4월 1일) 나흘 후에 취임한 홍 전 회장은 STX조선의 대주주이자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의 수장으로서 자율협약 신청 이후 경영정상화 실패 책임을 면키 어렵다. 구조조정 최일선에 서 있는 집도의의 현장감이 없으면 구조조정은 산으로 간다. STX법정관리 행은 이런 상황들의 결과물이란 뜻이다.


보다 근본적으로 정권과 관련있는 인사들이 '청와대와의 교감'만으로 산업은행 수장으로 임명된 것이 핵심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전문가가 배제된 구조조정이 방향성과 일관성을 잃고 '폭탄 돌리기'로 가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다. 산업은행이 1954년 설립된 이래 은행장에 내부출신이 임명된 것은 단 세 차례 뿐이다. 나머지는 대부분 정권 차원에서 내려보낸 인사들이 수장을 맡았다.

전성인 홍익대 교수는 "국책은행 수장이 정실에 의한 낙하산으로 임명이 되는데서 많은 문제들이 시작된 것"이라면서 "부실책임에 대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이 구조조정 논의에서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구채은 기자 faktu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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