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체 52%가 수주잔량 90% 올해 인도 해야해
살아남은 조선소들은 수혜 예상
[아시아경제 심나영 기자]올해 전 세계적으로 200개 조선소가 폐업하게 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덴마크의 선박금융기관인 'Danish ship finance'(이하 DSF)는 주문 취소, 납기 연장, 신조선 발주량 감소로 물량이 부족하고 재무구조가 악화 돼 조선소들이 대거 폐업할 것이라 전망했다.
25일 DSF에 따르면 "현재 수주잔고 중 약 45%가 올해 인도되면 일감이 거의 동나게 될 것"이라며 "일감이 1년치도 남지 않은 조선소가 340개사이며, 이중 4분의 3이 수주잔고가 없어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DSF는 "중국 조선업이 가지고 있는 주문량 70%가 납기 연장 리스크가 있다"며 "조선업체 중 약 52%가 수주잔량의 90%를 올해 인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양형모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우후죽순 생겨난 조선산업의 생산능력이 조정돼 정상화 되는 과정이라 판단된다"며 "살아남은 조선소들은 앞으로 수혜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올해는 전세계적으로 극심한 수주가뭄을 겪고 있다. 영국의 조선·해양분석기관 클락슨에 따르면 올해 1~4월까지 전세계 선박 발주량은 389만 CGT(선박의 무게에 부가가치, 작업 난이도를 고려한 계수를 곱해 산출한 단위)였다. 작년 한해 동안 4463만CGT, 2013년에는 6132만CGT였던 것을 감안하면 크게 줄어든 수치다.
우리나라 조선사들도 수주 가뭄을 겪는 중이다. 올해 1~4월까지 한국 조선사들은 9척, 20만 CGT를 수주했다. 이 중 빅3의 수주량은 5척이다. 국내 조선소들이 인력감축, 자산매각과 같은 구조조정 안을 제출한 이유도 영업 실적 악화에 수주 절벽까지 겹쳐졌기 때문이다.
한편 STX 조선해양은 법정관리에 들어간다. 자율협약을 시작한지 지난 3년간 4조5000억원의 공적자금이 투입됐지만 결국 구조조정이 실패한 셈이다. 경영 정상화를 해야 하는 대우조선해양과 적자 위기에서 벗어나야 하는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은 구조조정 강도에 대한 부담감을 느낄 수밖에 없는 처지다.
심나영 기자 sn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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