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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 대우조선 건전성 분류 전전긍긍…당국 눈치 '냉가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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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철응 기자]시중은행들이 대우조선해양 대출의 건전성 분류를 놓고 전전긍긍하고 있다. 대우조선의 경영 상황이 최악이고 조선업 업황 개선 조짐이 보이지 않아 ‘정상’으로 돼 있는 등급을 낮춰 대손충당금을 쌓아야 한다.


하지만 금융당국이 국책은행과의 협의 없이 독단적인 등급 조정에 부정적이라는 게 시중은행들의 판단이라 냉가슴만 앓고 있다.

25일 A은행 관계자는 “시중은행들의 대우조선 채권은 대개 담보 없이 신용이나 보증으로 나갔기 때문에 등급을 낮춰서 충당금을 쌓는 것이 절실한 시점”이라면서도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이 등급을 정상으로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시중은행들이 조정에 나서기 어려워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더욱이 금융감독원이 은행장들을 직접 불러 산업은행과 협의 없이 독자적으로 대우조선 등급 하향을 하면 곤란하다는 메시지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진 상황이라 곤혹스럽다”고 말했다.

진웅섭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12일 NH농협, KEB하나은행, 우리은행 등 3곳의 은행장들과 비공개 간담회를 가진 바 있다. 농협 1조4000억원, 우리은행 4900억원, 하나은행 4400억원 등으로 대우조선 위험노출액(익스포저)이 상대적으로 많은 은행들이다. 공교롭게도 지난 3월 대우조선 건전성 등급을 정상에서 요주의로 낮춘 KB국민은행은 간담회에 참석치 않았다.


은행들은 대출 자산 건전성을 따져 정상, 요주의, 고정, 회수의문, 추정손실 등 5단계로 나눠 관리하며 돈을 떼일 가능성에 대비해 미리 충당금을 쌓아둔다. 정상 단계에서 적립할 수 있는 충당금은 1% 수준으로 미미하다.


대우조선의 이자보상배율(영업이익을 이자비용으로 나눈 값)은 3년 연속 1을 밑돌았고 올 들어 신규 수주는 탱커선 2척에 그치고 있다. 일반적인 경우라면 정상 등급을 유지할 수 없지만 당국의 정상화 의지가 이를 제어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 관계자는 “당국에서는 은행들이 건전성 등급을 낮출 경우 대우조선의 신용도가 떨어져 수주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하는 것 같다”며 “앞으로 조선업 업황이 개선된다면 결과적으로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겠지만, 현재로서는 전망이 불투명하기 때문에 은행 입장에선 일종의 ‘폭탄돌리기’로 비쳐지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조선업 구조조정이 본격화되면서 은행의 충당금 공포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대우조선해양과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등 이른바 ‘빅3’에 대한 은행권 여신은 50조원이 넘는 것으로 파악된다.


대우조선만 놓고 보더라도 정상에서 요주의로 분류할 경우 은행권이 추가로 쌓아햐 하는 충당금은 1조6000억~4조3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분석된다. 또 STX조선이 법정관리로 간다면 농협은 7000억원 규모의 충당금을 더 적립해야 한다.




박철응 기자 her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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