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최근 국내 유통산업이 무한경쟁 시대에 빠져든 가운데 소셜커머스 기업들의 성장이 눈부시다.
한국온라인유통협회가 추산한 자료에 따르면 소셜커머스 3사의 지난해 연 거래액은 8조원에 이른다. 2010년 500억 규모에서 불과 5년여 만에 무려 1만5900%나 성장했다.
하지만 이 같은 시장 성장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적자 규모는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이 때문에 소셜커머스의 사업 모델은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계속 발목을 잡는다. 투자과정에서 계획된 적자라는 주장과 새로운 수익 모델이 없다는 주장도 엇갈린다.
실제 쿠팡이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2015년도 쿠팡은 약 1조1300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2014년 매출액 약 3485억원 대비 3.3배에 달한다. 이 같은 수치는 이커머스 기업 최초로 매출 1조원을 돌파했다는 데에서 의미가 깊다. 또 약 5200억원의 손실이 발생했으나 이는 계획된 적자라고 회사는 설명했다.
그러나 비용이 급증해 영업손실이 5470억원으로 확대됐다. 지난해(-1215억원) 적자폭의 4배 이상 커졌다. 물류와 로켓배송에 대한 대규모 투자에 따른 계획된 적자라는 게 쿠팡 측의 설명이다.
티몬과 위메프의 매출도 늘었다. 티몬은 1959억원으로 작년보다 24%, 위메프 역시 전년대비 2배(72%) 증가한 2165억원을 기록했다.하지만 티몬과 위메프는 각각 1419억원, 1424억원씩 영업손실을 나타냈다. 티몬의 경우 작년 손실(-246억원)에 비해 손실 폭이 5.7배, 위메프도 작년(-290억원)보다 5배 가량(391%) 심화됐다.
손실의 주범은 바로 '배송전쟁'이다. 쿠팡의 '로켓배송'으로 촉발된 3사 간 배송서비스 경쟁으로 지출이 대폭 늘었다. 쿠팡이 작년 물건을 직접 사들인 금액은 9890억원으로 전년보다 5배 늘었다. 이는 물건을 직사입해 자체 배송하는 로켓배송과 관련된 비용이다.
티몬 역시 물류비용이 2.5배, 직사입 물품 규모가 4배 이상 늘었다. 위메프도 작년 물류비용 54억원을 썼다. 전년(8000만원)보다 무려 67배 늘어난 수치다. 3사 모두 배송서비스에 집중하며 투자한 금액이 대거 손실로 잡혔다.
마케팅에서 배송서비스로 이어지는 3사의 출혈경쟁에 의문점을 표하는 시선이 많다. 초기 투자비용이 적자로 잡히는 것은 당연하지만 그 손실폭이 회복할 수 없는 수준에 이르는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적자행진 속 투자'는 추가 자금 수혈 없이는 버틸 수없는 모래성이라고도 지적도 나온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쿠팡의 로켓배송으로 촉발된 배송전쟁이 각 업체들의 출혈경쟁을 더욱 부추기고 있다"면서 "갈수록 치열해지는 경쟁 상황에서 수익 창출이나 투자 유치 없이는 자금력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조강욱 기자 jomaro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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