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직원, 퇴직 관련 면담 신청 할 것으로 알려져
노조 16일 오후 구조조정 긴급 간담회 열어 대응방안 마련해 단체 행동 돌입
사측은 긴급 자금 마련하려 인도 했던 유조선 압류해 경매 부치기도
[아시아경제 심나영 기자]구조조정 중인 현대중공업이 여성 직원들을 대상으로 감원에 나설 것으로 전해지면서 진통이 커지고 있다. 현대중공업 노동조합은 구조조정과 관련해 생산직과 여성직원들까지 해고 위기에 처해 있다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생산직 중심으로 구성된 노조는 사무직으로 구성된 일반직 지회와 함께 16일 오후 긴급 간담회를 갖는다. 이 자리에서 노조는 대응방안을 마련해 사측에 전달하고 단체 행동에 돌입할 방침이다.
노조 관계자는 "지금 사측은 과장급 이상 사무직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지만 결국은 (생산직) 노조원들도 (구조조정) 대상이 될 것"이라며 "이번주부터 사측에서 여성 근로자들에게도 퇴직 관련 면담 신청을 할 것이라고 알려지면서 상황이 심각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구조조정 때도 연차가 높은 여성 근로자들 160여명이 회사를 떠난 바 있다.
현대중공업이 1주일 전 시작한 희망퇴직은 사무직ㆍ연구직 과장급 직원들이 대상이다. 울산조선소 조선 ㆍ해양 사무부서에서 일하는 50대 부장급과 40대 과장급 직원들은 지난 12일 사측으로부터 권고사직 봉투를 받았다. 조선소 현장 관계자는 "사무직부터 시작했지만 구조조정 대상이 어디까지 번질지 모른다"며 "언제 회사로부터 사직통보를 받을지 몰라 모두들 전전긍긍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사측은 지난주 주채권은행인 하나은행에 3000여명 감축, 도크 가동 중단, 비핵심자산 매각 등 내용이 담긴 자구안을 제출했다. 그 과정에서 노조와 별다른 협의는 없었다. 권오갑 대표는 노조와 임단협 상견례 자리에서 "조선 해양은 수주 절벽을 맞아 회사가 생존의 위기에 처했고 도크 가동 중단이 현실화 되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정부와 채권단 요구를 수용할 수밖에 없다"는 구조조정 원칙을 밝혔을 뿐이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17일 일반직 지회는 물론 협력업체까지 뭉쳐 '강제 희망퇴직 규탄, 하청노동자 임금삭감 철회, 구조조정 중단' 기자회견을 갖는다. 현대중공업 ㆍ대우조선해양ㆍ삼성중공업ㆍ한진중공업ㆍ현대미포조선ㆍSTXㆍ성동조선 등 각사 노조가 연합한 '조선업종 노조연대' 역시 구조조정에 반대하고 있다. 연대 대표자들은 오는 19일 국회를 찾아 여야 국회의원들에게 '조선업 강화 특별법'을 제정해달라고 요청할 계획이다.
한편 현대중공업그룹은 5년전 인도했던 선박을 압류해 경매하기로 했다. 현대중공업과 현대삼호중공업은 이달 말 중국 칭다오해사법원을 통해 초대형 유조선 'E 엘리펀트'호를 경매할 계획이다.
이 초대형 유조선은 대만 선주사인 TMT사가 현대삼호중공업에 발주해 2011년 인도됐었다. 그러나 TMT가 건조 대금을 지불하지 못하자 지난 3월 현대중공업과 현대삼호중공업은 칭다오항에 정박 중인 이 유조선을 압류했다. 이미 현대중공업은 대만 TMT사의 경영 악화로 돈을 받지 못할 경우를 대비해 선가의 일정 부분을 '대손충당금'으로 설정했었다. 선박 대금을 받지 못하면 차후 그 배를 되팔아 받을 수 있는 금액은 제외하고, 나머지 금액은 손해로 잡아놓은 것이다. 현대중공업은 이번에 압류된 배를 중고 선가 시세로 되팔면, 대손충당금 금액이 손실로 확정된다.
심나영 기자 sn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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