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곳 중 5곳 실적 대폭 개선… 미국 앨라배마 매출 2조670억원
[아시아경제 배경환 기자] 현대자동차의 올해 1분기 해외 공장 실적이 대폭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9개 공장(중국 쓰촨 상용차공장 제외) 가운데 5개 공장이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이 늘었다. 1년 전 8개 공장이 마이너스 실적을 기록했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13일 현대자동차그룹에 따르면 현대차는 지난 1분기 미국, 인도, 터키, 체코 공장에서 매출을 늘리는 데 성공했다. 현지 경기 상황이 개선되지 않고 있는 러시아와 매출 규모가 크지 않은 브라질을 제외하면 사실상 중국에서만 부진을 겪은 셈이다.
공장별로 보면 지난해 역대 최다 판매를 기록한 미국 앨라배마 공장은 1분기 2조670억원의 매출을 거뒀다. 이는 분기별 사상 최대 실적으로, 전년 동기(1조7000억원)보다 무려 3500억원이 증가했다. 앨라바마 공장은 연간 생산량이 30만대에 달한다.
체코 공장은 1조7580억원으로 작년 1분기(1조2690원)보다 무려 30% 이상 성장했다. 현지 주력 모델인 ix35(국내명 투싼ix)의 판매량이 4만6000대에서 6만대로 증가한 덕분이다.
인도 공장은 전년 동기(1조1320억원)보다 2000억원 이상 증가한 1조3640억원을 기록했다. 인도 자동차 시장의 꾸준한 성장과 함께 현대차의 현지화 전략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터키 공장도 i10과 i20 판매가 증가한데 힘입어 1분기 매출이 1년 새 6770억원에서 8720억원으로 급증했다. 특히 터키는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크게 기대하는 시장이다. 정 회장은 2014년 i시리즈 출시에 맞춰 공장을 방문해 "터키산 i20가 유럽 판매 지형 변화를 주도할 수 있도록 품질 고급화에 전력을 집중해달라"고 주문한 바 있다.
반면 중국에서는 부진했다. 상용차 공장을 제외한 2곳의 공장 매출은 4조3790억원으로 전년보다 5000억원 정도 하락했다. 전체 판매량은 4만대 가까이 줄었지만 마진이 높은 모델의 판매 비중이 축소된 탓이다. 러시아와 브라질 공장 매출도 떨어졌다. 러시아 공장은 현지 경기 위축의 영향을 받았고, 브라질 공장도 정치ㆍ경제 불안으로 인한 소비심리가 줄어들면서 타격을 입었다. 다만 두 곳은 분기 매출이 3000억원 정도로 크지 않다.
현대차 관계자는 "글로벌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적절한 신차 효과와 현지 마케팅 차별화로 일부 공장은 실적이 크게 개선됐다"며 "부진한 중국의 경우 신차 출시가 본격적으로 이뤄지면서 2분기 이후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2분기 이후 중국 공장 실적은 완만히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신형 아반떼를 시작으로 친환경차인 쏘나타 하이브리드, 신형 베르나(중국명 위에나) 등의 출시가 예고된 가운데 하반기 창저우 4공장 가동이 예정돼 있어서 실적 반등이 기대된다. 러시아와 브라질에서도 점유율이 계속 상승하고 있어 현지 경기 상황에 따른 실적 개선을 기대해볼 만하다.
배경환 기자 khba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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