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 관련 협의체 발족, '슈퍼박테리아' 막는다
[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 정부가 강력한 항생제 내성 대책으로 슈퍼박테리아를 막겠다고 나섰다. 우리나라는 항생제 사용량이 높은 나라 중 하나이다. 네덜란드의 경우 항생제 사용량은 10.1 DDD(Defined Daily Dose, 1000명 중 매일 항생제를 복용하는 사람)이다. 반면 우리나라는 30.1DDD를 나타내고 있다.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21.1DDD와 비교했을 때도 높은 수치이다.
여기에 종합병원뿐 아니라 의원, 요양병원 등의 항생제 내성도 문제가 되고 있다. 의원의 경우 '반코마이신내성 장알균'이 2007년 5.0%에서 2013년 29.4%로 약 5.9배 증가했다. 요양병원도 같은 기간 3.3배 정도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에서는 항생제 내성균으로 매년 200만 명이 감염돼 이중 2만3000명 이상이 사망하고 있다. 영국 전문가들은 2050년이 되면 전 세계적으로 매년 약 1000만 명의 사망자가 발생할 것으로 경고했다.
보건복지부(장관 정진엽)는 신종 감염병에 맞먹는 파급력이 있는 항생제 내성균에 대응하기 위해 '국가 항생제 내성 관리대책 협의체(이하 협의체)'를 13일 만들었다. 내성균에 의한 감염병은 사망률이 높고 치료 기간이 길어지는 등 사회경제적 부담 또한 만만치 않다. 항생제 내성은 세균 등이 항생제에 저항하는 능력이 생겨 감염병 치료가 어려워진 상태를 말한다.
협의체는 보건, 농·축산, 수산, 식품, 환경 분야 전문가와 정책입안자가 참여했다. 앞으로 국가 항생제 내성 관리대책의 세부 실행계획을 마련할 예정이다.
협의체는 ▲감시체계 강화를 통한 내성균 조기 인지 ▲항생제 적정 사용으로 내성균 발생 방지 ▲내성균 확산을 차단하기 위한 감염예방관리 ▲연구개발·국제협력과 관리운영체계 강화 등을 논의할 계획이다. 오는 6월까지 회의를 통해 수립한 대책은 범부처 회의를 거쳐 '2017~2021 국가 항생제 내성 관리대책'으로 확정할 계획이다.
정진엽 장관은 "최근 유엔이나 세계보건기구에서 보건안보의 위협요소로 범세계적 항생제 내성의 심각성을 경고하고 있다"며 "관계 부처와 적극적 협조를 통해 국가 차원의 중장기 항생제 내성 관리대책을 마련해 국민건강보호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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