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SIAL CHINA 열려..최고요지, 최대규모 한국관
[아시아경제 오종탁 기자] 6일 서울 반포한강공원에서 열리는 중국인 관광객(유커) 4000명 삼계탕 만찬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중국 중마이과학발전유한공사 직원들인데, '이(1)팀'만 이 규모란다. '얼(2)팀' 4000명도 오는 10일 같은 삼계탕 파티를 열 예정이다. 내수 활성화 등 긍정적 효과도 효과지만 "역시 대륙 스케일은 다르다"는 게 한국 사람들의 첫 반응이다.
아직 놀라기는 이르다. 중국 본토에선 13억 중국인들이 한국의 맛을 즐기고 있다.
"한국 감자칩을 자주 먹습니다. 3살 아이는 한국 김에 푹 빠졌어요."
5일(현지시간) 중국 상하이 국제식품박람회(2016 SIAL CHINA)를 찾은 중국인 왕쑤엔(28)씨는 한국 음식의 오랜 팬이다. 언젠가 한국 여행에서 맛에 반한 뒤 중국으로 돌아와서도 수입된 한국 식품을 쭉 사먹어왔다. 중국 것보다 짜지 않고 담백해 한국 맛을 계속 찾는다고 왕씨는 말했다.
중국인들의 한국 음식 사랑은 '태양의 후예'나 '별에서 온 그대' 등 한류 TV드라마 덕만은 아니다. 맛의 향연이 한국에서 온 음식을 찾는 주된 이유다. 올해로 3회째를 맞는 상하이 국제식품박람회에서 한국관은 입구 코앞의 최고 요지를 배정받았다. 141개 식품 업체로 꾸려 82개 참가국 중 최대 규모다.
이날 오전 10시 상하이신국제박람중심(SNIEC)에서 박람회가 개막하자마자 한국관에는 구름관람객이 몰려들었다. 지난 2014년 1회 행사 때 4만9000여명이던 식품박람회 방문객은 지난해 6만1000명 정도로 훌쩍 뛰었다. 올해는 7일 폐막하기까지 작년보다 6000~7000명가량 관람객 수가 늘어날 것으로 주최 측은 예상했다.
관람객들은 떡볶이, 김밥, 김치, 어묵, 각종 장류 등 업체들이 제공하는 한국 음식을 맛보고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한국 수산물 업체들의 박람회 참여를 도운 수협중앙회 상하이대표처 관계자는 "중국에서 한국 음식에 대한 거부감이 줄면서 식품박람회에서의 관심도도 부쩍 높아졌다"며 "떡볶이, 김밥, 어육소시지 코너에 특히 사람들 발길이 잦은 편"이라고 전했다. 관계자는 "떡볶이의 경우 카페에서 커피와 함께 판매될 정도로 중국인들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람회 부스 디자인은 단청을 형상화했고 일부 업체 관계자는 한복을 입은 채 식품을 홍보했다. 관람객들이 직접 한복을 입고 한국 전통 반상 앞에 앉아보는 이벤트도 진행됐다.
또 눈길을 끈 부스는 삼계탕 특별홍보관이다. '태양의 후예' 주인공들이 극 중에 먹어 중국 내 인기가 치솟은 삼계탕 홍보를 위해 마련됐다. 전한영 농림축산식품부 수출진흥과장은 "중국 정부가 올해 상반기 중 삼계탕 수입을 허용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특별홍보관 운영을 통해 삼계탕 제조 방법을 중국인들에게 소개하고, 그 진미를 맛보게 함으로써 향후 수출 전망이 더욱 밝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식품박람회 한국관 운영은 즉각적인 계약 성과로도 이어진다. 한국관에선 식품 바이어들이 진지한 표정으로 시식하고는 참여 업체 관계자에게 명함을 건네는 장면을 어렵지 않게 관찰할 수 있다. 한 업체 관계자는 "한국 식품은 중국인들 사이에서 '상품(上品)'이라는 인식이 있고 미국, 유럽, 일본산 등에 비해 가격 경쟁력도 뛰어나 중국 고객층이 두텁다"며 "박람회에서 연락처를 교환하고 실제 한두 달 뒤 계약이 성사되는 경우가 많다"고 귀띔했다.
외식업소용 식재료는 한 번 맺은 계약이 오래도록 이어져 놓칠 수 없는 시장이라고 정부는 설명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중국 외식시장 규모는 2008년 1조8142억위안(4일 기준 한화 322조205억원)에서 2013년에는 3조1651억위안(561조8053억원)으로 늘어났다. 연평균 성장률은 14.9%에 달한다.
박람회에서 만난 공두표 해양수산부 수출가공진흥과장은 "이번 상하이 식품박람회는 매년 10% 이상 성장하고 있는 중국 식품 시장 공략을 위한 절호의 기회"라며 "박람회를 발판 삼아 수산물 등 한국 식품 수출 기반을 조성토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행사장 곳곳에서 아쉬운 운영도 드러났다. 일부 업체들은 정신없는 분위기 속에서 즉석 조리시설 위생을 철저히 관리하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관람객이 제품을 사려고 지폐를 꺼내자 거스름돈이 전혀 준비되지 않아 우왕좌왕하는 업체도 있었다.
다른 업체 관계자는 "통역, 제품에 대한 설명, 실질적인 계약 성사 등 측면의 미흡한 부분을 확인하고 있다"며 "단순히 한류에 기대거나 정부 지원 하에서 '행사를 위한 행사'로 때우지 말고 보다 내실 있게 박람회를 치러야 한다"고 지적했다.
상하이(중국)=오종탁 기자 ta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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