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3월 우리나라의 경상수지가 100억9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하며 사상 최장 기간인 49개월째 흑자를 이어갔다.
글로벌 위험회피 성향이 완화되고 글로벌 경기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9개월간 순유출을 보였던 외국인 증권투자는 순유입으로 전환됐다.
한국은행이 2일 발표한 '3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3월 경상수지는 100억9000만달러 흑자를 나타냈다. 지난 2월보다는 29억2000만달러 늘어 지난해 9월(108억5000만달러) 이후 6개월만에 100억달러를 넘어섰다.
올해 1분기 경상수지는 240억8000만달러 흑자를 나타내 1980년 통계 작성 이후 분기 기준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3월 경상수지 중 상품수지 흑자 규모는 124억5000만달러로 전월에 비해 49억1000만달러 늘었다. 3월 상품수지 수출은 445억4000만달러, 수입은 321억달러로 전년동기대비 각각 9.3%와 16.1% 감소했다. 수출 감소폭은 지난달(10.1%)에 비해 줄었지만 수입 감소폭은 지난달(13.8%)보다 2.3%포인트 늘었다.
2월에 이어 지난달에도 수출 감소폭보다 수입 감소폭이 커 '불황형 흑자'라는 지적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경상수지는 2012년 3월 이후 49개월째 사상 최장 흑자 기록을 내고 있다.
최정태 한은 경제통계국 국제수지팀 차장은 "지난해에 비해 유가하락을 한 영향이 크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3월 두바이유는 배럴당 54.9달러에서 올해 3월 35.3달러로 20불 가까이 떨어졌다.
3월 품목별 수출실적(통관기준)을 보면 석유제품(-39.7%), 디스플레이패널(-32.8%), 선박(-28.8%), 가전제품(-14.6%)과 같은 주력 수출제품의 수출액이 1년 전보다 크게 줄었다.
서비스수지는 적자폭이 전월 12억4000만달러에서 10억달러로 줄었다. 지난달 지식재산권사용료 수지가 1억8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지만 전월에 비해 적자폭(5억8000만달러)이 대폭 개선되면서 서비스수지 적자폭을 줄이는 데 영향을 미쳤다. 건설도 흑자폭을 7억달러에서 9억2000만달러로 늘렸다. 반면 가공서비스와 여행, 기타사업서비스는 적자폭을 키웠다. 가공서비스는 2월 3억5000만달러 적자에서 3월 3억9000만달러 적자로, 여행수지는 5억달러에서 5억9000만달러, 기타사업서비스는 4억8000만달러에서 7억5000만달러로 적자폭을 늘렸다.
급료·임금과 투자소득이 포함된 본원소득수지는 지난해 12월 결산법인의 대외 배당지급 증가로 전월 8억5000만달러 흑자에서 3월 8억6000만달러 적자로 전환했다. 거주자와 비거주자 사이에 대가없이 이뤄진 증여성 송금 등 이전소득수지는 지난 3월 2000만달러 흑자에서 5억1000만달러 적자로 전환했다.
자본 유출입을 나타내는 금융계정의 순자산(자산-부채)은 129억1000만달러 증가했다.
특히 외국인 증권투자는 10개월만에 순유입으로 전환했다. 증권에서 외국인 국내투자는 34억달러 증가해 지난해 6월(-7700만달러) 이후 9개월 연속 이어지던 감소세를 증가로 전환했다.
황상필 한은 경제통계국 국제수지팀장은 "국제유가 반등으로 글로벌 위험회피 성향이 완화됐고, 주요국 완화적 통화정책 기조와 중국 정부의 경기대응에 대한 기대감이 작용하면서 주식도 1억1000만달러 감소에서 36억7000만달러 증가로 전환되고 부채성증권 감소규모도 지난달 31억5000만달러에서 2억6000만달러로 크게 줄었다"고 설명했다.
내국인 해외투자도 92억7000만달러 증가로 전월(29억4000만달러 증가)보다 증가폭이 세 배 이상 확대됐다.
직접투자는 내국인 해외투자가 2월 15억1000만달러보다 늘어난 29억2000만달러 증가를 나타냈고, 외국인 국내투자는 감소규모가 전월 4000만 달러에서 6억4000만달러로 확대됐다.
지난달 파생금융상품은 7억9000만달러 늘었고, 기타투자는 자산이 3억6000만 달러 증가했다. 준비자산은 1억달러 감소했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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