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성기호 기자]국회 협상 테이블의 '판'이 뒤흔들 운명의 한주가 다가왔다. 그 중심은 다음주 초로 예정되어 있는 집권여당인 새누리당의 원내지도부 구성에 있다. 20대 국회 운명을 결정할 일주일이 시작된 셈이다. 각당이 내달 4일까지 차기 원내지도부 구성을 완료하기로 한 만큼, 결과에 따라 협상 전략에도 대대적인 수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특히 캐스팅보터인 국민의당이 정치적 경험이 풍부한 박지원 의원을 원내대표로 합의추대했고 새누리당에서는 원내대표 후보인 유기준 의원에 대한 비토론이 확산되고 있는 상황이어서 앞으로 일주일 동안 정치권 움직임에 관심은 더욱 집중될 전망이다.
새누리당은 원내대표 후보들을 둘러싼 진통이 이어지고 있다. 다음 달 3일 원내대표와 정책위의장 선출을 앞두고 후보 구도가 요동치고 있기 때문이다. 대외적으로 국민의당 원내대표가 변수로 자리 잡은 가운데 당내 친박(친박근혜)계 핵심인 유 의원에 대한 원내대표 비토론이 만만치 않다. 같은 친박 핵심인 최경환 의원이 28일 '친박계가 유 의원을 단일 후보로 결정했다'는 일부 언론 보도를 반박하며 "지금은 자중할 때"라고 밝힌 데 이어 여권 내부에서도 이 같은 기류가 읽히고 있다.
유 의원 비토론은 그 파장이 만만치 않다. 그가 이를 받아들여 원내대표에 출마하지 않을 경우 비박(비박근혜)계인 나경원 의원과 정진석 당선자로 후보군이 압축된다. 이렇게 되면 수평적 당청 관계와 개혁을 강조하는 비박ㆍ중립 인사가 신임 원내사령탑에 오를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정부와 여당의 '원안고수' 입장이 분명한 노동개혁 4법과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규제프리존특별법 등 쟁점법안에 대해 협상 방침은 수정될 수 있다. 하지만 유 의원은 출마의사에 변함이 없는 것으로 전해 졌다.
당 내부에서는 차기 원내대표로 '다양한 계파와 의견을 통합하고 쇄신을 이끌 수 있는 인물'이 적임자라는 것이 중론이다. 여기에 총선 패배에서 비교적 책임이 자유로운 비박·중립 인사가 유리 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번 총선을 통해 수적 우위를 확보한 친박의 세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최종 선택까지는 대외 변수도 고려돼야 한다. 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다. 새누리당당 관계자는 "정치적 경험이 풍부하고 노련한 협상력을 지닌 박 의원을 상대하려면 쇄신만으로는 부족하다"며 "박 의원에 맞설 수 있는 인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역대 원내대표 경선은 의원간의 이해관계가 계파에 못지않게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결과를 쉽게 예측하기가 어렵다. 또 20대 총선 당선인 122명 가운데 45명이 초선 의원이라 개인적 이해에 따른 자율 투표에 나설 가능성이 있어 새누리당의 원내대표 경선은 당분간 혼전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성기호 기자 kihoyey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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