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과 해상 모두 로켓 회수 기술 확보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미국의 민간 우주개발업체 스페이스X가 우주선 개발 역사의 또 다른 한 페이지를 장식했다.
스페이스X가 쏘아올린 '팰콘 9' 로켓이 8일(현지시간) 오후 대서양의 한 무인선 위에 성공적으로 착륙했다고 CNN이 이날 보도했다.
스페이스X가 처음으로 추진 로켓을 바다 위에서 회수하는데 성공한 것이다. 스페이스X는 앞서 지난해 12월 추진 로켓을 지상에서 회수하는데 성공한 바 있다.
이번 성공으로 스페이스X는 지상과 바다 위에서 모두 추진 로켓을 회수할 수 있는 기술을 확보하게 됐다. 우주선을 발사하기 위한 추진 로켓을 몇 번이고 재사용할 수 있는 기술을 확보, 획기적인 비용 절감을 기대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면적이 광활한 대지에 로켓을 착륙시키는 지상 실험보다 물 위에서 움직이는 작은 표적인 무인선에 로켓을 떨어뜨리는 해상 실험은 더욱 어려운 것으로 평가된다. 스페이스X가 더 어려운 해상 회수에 도전한 것은 연료와 관련이 있다.
미국의 정보기술(IT) 전문 매체인 '더 버지'는 본 로켓에서 분리된 1단계 추진 로켓이 지상에 착륙하려면 엔진 재점화와 속도·방향 조절 등에 많은 연료가 들어간다고 설명했다. 이에 반해 해상의 무인선 플랫폼에서 1단계 로켓을 재회수하는 것은 로켓 낙하 궤적을 따라 이를 착륙시킬만한 이상적인 장소에 무인선을 배치하면 되기에 지상 착륙보다 고려해야 할 사안이 적고, 그만큼 연료도 적게 든다고 더 버지는 덧붙였다. 결국, 해상 로켓 회수 실험은 비용도 절감할 수 있고 친환경적이다.
스페이스X는 5번째 도전 만에 1단계 추진 로켓을 바다 위 무인선에서 회수하는 데 성공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트위터에서 스페이스X의 로켓 해상 착륙 실험 성공을 축하한다면서 미국이 우주 탐험을 계속 선도할 수 있는 건 스페이스X와 미국 항공우주국(NASA)과 같은 혁신가 덕분이라고 치하했다.
미국 전기 자동차 업체 테슬라의 최고경영자이자 억만장자인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스페이스X의 '팰컨 9' 로켓은 8일 오후 4시43분(미국 동부 일광절약시간)께 미국 플로리다 주 케이프 커내버럴 공군기지에서 발사됐다. '팰컨 9'는 지구에서 약 400㎞ 상공에 있는 국제우주정거장(ISS)에 배달할 보급품을 실은 화물 우주선 '드래곤'을 탑재했다. 약 이틀 후 ISS와 도킹할 드래곤을 무사히 궤도에 올린 '팰컨 9'의 1단계 로켓은 발사 2분30초 후 본체와 분리돼 케이프 커내버럴 북동쪽 해안에서 약 300㎞ 떨어진 대서양의 무인 플랫폼을 향해 낙하하기 시작했다. NASA TV가 생중계한 화면을 보면, 1단계 추진 로켓은 4개의 착륙 장치를 펴고 발사 8분 만에 '물론, 나는 당신을 여전히 사랑한답니다'(Of Course I Still Love You)'라는 이름의 무인선 플랫폼에 내려앉았다.
스페이스X의 임무보증 분야 부사장은 최근 NASA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앞으로 2∼3차례 더 로켓의 해상 착륙 실험을 하겠다고 밝혔다. 궁극적으로 스페이스X는 우주선 발사 1단계 로켓의 3분의 1은 지상에, 나머지 3분의 2를 해상에서 회수해 우주선 발사에 재사용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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