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외식업 중기적합업종 재지정 앞두고
'자가건물 입점시 규제 제외' 조항 삭제 등 강화 여부에 초긴장
[아시아경제 오주연 기자] 5월말 동반성장위원회의 음식업 중소기업적합업종 지정권고 기간이 만료됨에 따라 외식업계가 재지정 여부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특히 중소 외식업계에서 한식, 중식, 일식, 양식 등 7개 분야에 대해 3년 전보다 강화된 조건으로 출점 제한을 요구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바짝 긴장하고 있다. 가장 쟁점이 되는 분야는 한식뷔페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음식업 중기적합업종이 재지정되거나 연장될 경우, '자가건물 입점시 규제 제외' 조항은 삭제되는 방향으로 강화될 수 있다고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이전까지는 대기업이 운영하는 음식업은 수도권 및 광역시에서 역세권 반경 100m이내, 그 외 지역에서는 반경 200m 이내 지역에서만 출점할 수 있었다. 이를 벗어날 경우에는 연면적 1만㎡ 이상의 복합다중시설에만 들어서야했다. 동네상권을 보호한다는 명분이지만 해당업계는 이 경우 사실상 출점할 수 있는 건물이 거의 없어 신규매장을 내지 말라는 것과 같다고 하소연했다. 이에 본사 및 계열사가 소유하고 있는 건물 및 시설에서는 연면적에 관계없이 출점 가능하다고 예외규정을 만들어놓아 그나마 숨통을 열었다.
그러나 중소 외식업계에서는 이같은 예외 규정 때문에 실질적인 출점 제한 실효성이 없어졌다며 이번 연장시에는 해당 조항을 없애는 식으로 권고안을 더 강화해야한다는 입장이다.
일례로 이랜드가 운영하는 한식뷔페 자연별곡은 2013년에 론칭한 이후 3년 만에 매장 수가 올 4월 기준 52개로 늘었다. 이중 3분의1이 이랜드 소유의 킴스클럽, NC백화점, 뉴코아아울렛 등에 입점해있다. 14개 올반 매장을 운영하는 신세계푸드도 백화점, 마트 등 자체 유통망을 활용해 출점했다. CJ푸드빌은 본사 소유의 건물은 없지만 복합다중시설 중심으로 계절밥상 36개점을 운영 중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음식업 중기적합업종으로 지정된 기간 동안의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동반성장 성과를 토대로 재지정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실제 외식 대기업 30여개 업체들을 대상으로 지난 3년간 중기적합업종으로 묶어놓아 효과를 봤냐는 것. 특히 외식업계에서 추정하는 국내 외식업 매장은 50만~60만개인데 이들의 매장 수는 다 합쳐봤자 1%도 되지 않는다며 점유율 대비 규제가 과도하다는 게 이들 설명이다.
이 과정에서 오히려 외국계 진입을 유도하는 역효과만 초래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음식점업 지정 후 토종브랜드의 성장세는 꺾인 반면 외국계인 놀부NBG, 키무카츠, 판다익스프레스 등이 시장 점유를 늘려가고 있다. 특히 골목상권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패스트푸드에 대해서는 규제가 없어 맥도날드는 2012년~2014년 사이 매장이 229개에서 334개로 46%, 버거킹은 131개에서 194개로 48% 증가했다.
동반위의 외식업 중기적합업종 지정이 일자리 창출이라는 정부 정책과 모순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외식업종사자의 매출액 대비 고용효과는 1억원당 2.3명으로 제조업이 1억원당 0.2명인 것에 비해 12배 높았다.
이에 업계에서는 대기업 규제보다는 자영업자에 대한 실질적 지원정책과 상생협력을 통해 효과적인 동반성장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민주정책연구원이 제과ㆍ음식업 등에 자영업자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사업영역 보호'(28.3%)보다 '지원 정책'(65.4%)이 더 필요하다고 답한 것이 이를 반증한다. 세제혜택, 카드수수료 인하, 외국인 고용 완화, 간이과세 한도 확대, 임대료 상한제, 식재유통구조 개선 등이 더욱 와 닿는다는 설명이다.
외식업계 관계자는 "대기업의 한시적 억제를 통한 중소기업의 경쟁력 향상이나 서비스업에서는 대기업을 한시적으로 억제한다고 해서 중소기업 역량 향상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며 "서비스업 전체의 동반 침체만 야기시킨다"고 말했다.
오주연 기자 moon17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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