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리 등 나물용 채소는 90% 점령
FTA 섬유제품 無관세, 관련 중기 위기
[아시아경제 이주현 기자] 중국산 먹거리와 옷가지가 한국 시장을 점령하고 있다. 저렴한 가격과 물량 공세에 국내 식품·의류업계는 안방을 내어주는 추세다.
7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식품 수입 건수는 중국이 12만2571건으로 가장 높은 건수를 기록했다. 수입양으로는 2482만톤(t)으로 전체 3위를 기록했다.
중국산 농수산물은 가격 변동 폭이 큰 국산보다 가격 변동폭이 적고 일정한 가격으로 대량 물량을 공급받을 수 있다는 점을 무기로 가정 식탁은 물론 대형 급식업체와 식품업체 납품을 통해 시장을 잠식하고 있다. 특히 채소류 수입량은 지난해 기준 연간 약 71만t 규모로 국내 전체 채소 수입량 약 83만t의 85%를 차지하며 식탁을 점령했다. 고사리, 도라지, 숙주 등 나물용 채소는 이미 90% 이상 중국산이다.
국내산 참조기 어획량이 절반가량 줄면서 가격이 30% 이상 치솟자 반값 수준인 중국산 부세 판매량이 급증했고 중국산 김치는 지난해 35만7756t이 수입됐다.
지난해 12월20일 발효된 한ㆍ중 자유무역협정(FTA)도 영향을 미쳤다. 농식품부는 한ㆍ중 FTA 협상에 따라 예상되는 피해액으로 1조4174억원을 전망했다. 중국은 20년 내에 전체 농수산물 중 품목 기준 92.8%, 수입액의 55.8%를 개방하기로 결정해 국내 시장 점령은 가속화 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산 저가 의류도 마찬가지다. FTA 체결로 8∼10% 내외에 이르는 섬유 제품의 관세가 철폐됐고 15~20%에 달하던 의류 제품 관세는 0~10% 수준으로 축소돼 중국산 저가 섬유제품의 수입이 늘었다. 관세 철폐로 중국산 의류 수입은 연간 10%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가장 큰 타격이 예상되는 품목은 면직물 및 폴리혼방 직물, ITY니트직물 등이다.
저가의 노동력을 기반으로 의류, 신발, 생활용품 등 경공업 제품에 높은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는 중국 제품들의 공습으로 국내 중소기업의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중국산 의류 수입의 증가는 국내 업체의 매출 타격 뿐 아니라 정상 수입제품이 아닌 불법 수입품, 이른바 '짝퉁' 문제로도 번진다. 유명 명품브랜드를 디자인만 도용한 짝퉁 상품이 국내에 대거 유입돼 불법 유통되고 있으며 중국산 저가 제품의 라벨을 떼어낸 뒤 국내산 가짜 라벨을 붙이는 일명 '라벨 바꿔치기'를 하는 불법도 빈번히 자행된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산 식품과 의류 등이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국내 시장을 점령하는 속도가 높아지고 있다"며 "국산제품도 가격 경쟁력은 물론 품질 경쟁력을 높여 자구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주현 기자 jhjh1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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