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의 시각 탐구 '꽃' 시리즈= 이세돌과 알파고의 대결로 인공지능(AI)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다. 대상을 감지하고 구분하는 컴퓨터 시각의 사물인식능력은 인간의 수준에 이른다. AI에 꽃의 이미지를 보여주면 인간과 마찬가지로 '꽃'이라고 답할 것이다. 하지만 인간과 인공지능이 생각하는 형태에는 차이가 있어 AI가 '꽃'이라고 인식한 이미지들이 인간의 눈에는 꽃으로 보이지 않을 수도 있다.
인공지능의 '눈'을 탐구하는 작가들의 신작전이 열리고 있다. 국내 미디어 파사드에서 최초로 시도되는 AI 아트 장르전이다. 인간과 인공지능의 관계를 살피는 장으로, AI가 대상을 인식하는 방식을 새로운 각도로 바라보며 파생되는 질문에 주목하는 전시다.
신승백, 김용훈 작가의 미디어 파사드 전 '꽃(Flower)'은 왜곡된 꽃 이미지들을 보여준다. 작가가 제작한 프로그램으로 다양하게 뒤틀리고 추상화된 꽃 이미지 중, AI가 여전히 '꽃 (flower)'으로 인식한 것을 모은 것이다. 인간의 관점에서는 다소 '익숙하지만 낯선' 이미지들이다. 전시는 AI의 예외적인 지각 현상을 제시해 컴퓨터가 생각하고 바라보는 시각의 단면을 드러낸다.
전시는 4월 30일까지. 서울 중구 을지로2가 SKT타워 1층, 대전 SKT 둔산사옥. 아트센터 나비. 02-2121-1031.
◆'선거, 민주주의를 키우다' 기획전 = 오는 4월 12일 제20대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1948년 5월 10일 총선거 이래 반세기 넘게 이어온 대한민국 선거의 역사를 살펴보는 전시가 진행 중이다. 역대 선거 홍보물, 선거용품 등 선거의 역사를 살펴 볼 수 있는 관련 자료 300여 점이 전시되고 있다.
1945년 8월 15일 해방을 맞았지만, 세계 냉전과 더불어 한반도는 남북으로 나뉘어 각각 반쪽짜리 정부가 수립됐다. 남한 5·10 총선거 포스터에는 '기권은 국민의 수치', '투표는 애국의 의무' 등 문구가 새겨져 있다. 이 선거에서 뽑힌 국회의원들은 헌법을 제정하고 초대대통령에 이승만, 부통령에 이시영을 선출했다. 선거는 권력자의 집권 연장을 위해 왜곡되기도 했다. 1960년 4·19 혁명이 발발했고, 그해 이승만은 1960년 4월 26일 하야 성명을 발표했다. 30년 가까운 군부독재 시절 속에서도 선거는 계속됐다. 그 과정에서 선거제도의 안착은 어려움이 많았다.
1987년 민주화 항쟁을 거치며 대통령 직선제가 부활했다. 민주주의와 선거는 멈추지 않고 발전했다. 1994년 통합선거법이 제정된 이래 불법선거 관련 과태료와 포상금, 유권자의 편의를 위한 사전·선상·재외선거가 도입됐다.
김용직 대한민국역사박물관장은 "그동안 제한되고, 부족한 부분이 있었지만 선거는 끊임없이 실시됐다. 그러면서 민주주의 제도 체제가 발전해 왔다"며 "선거는 국민들 위한 공직대표자를 뽑는 중요한 이벤트다. 서양 그리스부터 지금까지 내려오는 가장 중요한 축제라고 할 수 있다. 20대 총선이 한 달도 안 남은 시점에서 선거가 잘 치뤄지길 기대한다"고 했다.
오진희 기자 valer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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