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오진희 기자] 고려시대 철불좌상이 경매에서 20억원에 낙찰돼 국내 고미술 분야 낙찰가 3위를 기록했다.
서울옥션은 16일 오후 서울 평창동 본사에서 진행한 미술품 경매에 나온 고려시대 '철조석가여래좌상(鐵造釋迦如來坐像)'이 18억원에 경매를 시작해 20억원에 낙찰됐다고 발표했다.
이 작품은 서울시 유형문화재 제 151호로 등록된 작품으로, 철로 제작된 '철불 좌상'이다. 크기는 88x56x112.5(h)cm다. 불상의 도상은 오른쪽 어깨를 드러내는 ‘편단우견’에 ‘항마촉지인’의 자세를 취했다. 이 도상은 대체로 석가모니를 의미하며, 같은 도상을 지닌 사례로는 국립중앙박물관 소장의 전 보원사지, 하남시 하사창동 출토 철불좌상이 있다. 통일신라시대 석굴암 본존상의 전통을 잇는 것으로 해석된다. 단아한 이목구비의 표현과, 당당한 신체, 과감한 옷자락 처리 등에서 제작자의 뛰어난 기량을 확인할 수 있다.
이번 거래로 이 철조불상은 국내 고미술 분야 3위를 기록했다. 1위는 지난해 12월 서울옥션에서 35억원에 낙찰된 '청량산괘불탱', 2위는 지난 2012년 K옥션에서 34억원에 판매된 서화첩 '퇴우이선생진적첩'이다.
불상 외에도 이번 경매에는 불감, 불화 등 불교 미술품이 주요하게 출품됐다. 일제강점기 때 유출됐다가 최근 유럽에서 환수돼 국내에 처음 선보인 '목조수월관음보살 불감(木造水月觀音菩薩 佛龕)'은 6억원에 낙찰됐다. 불감은 승려들이 법당을 떠나 어디서든 예를 올릴 수 있도록 만들어진 작은 조각품이다. 이번에 거래된 불감은 신라 문무왕 16년에 창건된 운흥사에 봉안된 것이다. 운흥사는 사명대사가 6000명의 승병을 거느리고 왜군과 싸웠다는 조선 최고의 불화 화승 의겸 스님을 배출한 사찰이다. 이 불감에는 복장유물이 온전하게 보관돼 있어 제작시기와 제작자를 정확하게 알 수 있다. 발원문에 따르면 해당 작품은 1670년, 조각승 혜정, 사미, 인화 등이 제작한 것이다.
근현대미술 부문에서는 고(故) 천경자 화백의 '여인'이 7억8000만원에, 박수근의 '아이 업은 소녀'가 9억5000만원에 낙찰됐다. 김환기의 작품 '사운드 오브 칼러'는 8억원에 판매됐다. 이번 경매는 총 192점의 작품이 출품돼 153점이 거래되며 낙찰률 80%를 달성했다. 낙찰총액은 84억3370만원이다.
오진희 기자 valer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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