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유리 기자] 'S7'을 알리는 방식이 크게 변화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11일 '갤럭시S7'과 '갤럭시S7 엣지'를 내놓으면서 제품과 마케팅에서 '삼성전자'와 '갤럭시'를 뺐다.
작게는 제품 자체의 간결함을 더욱 돋보이게 하기 위해서지만 크게는 갤럭시S7이 단순히 '갤럭시폰'으로서의 역할을 넘어 또 다른 세상을 열어줄 매개체로서 재정의돼야 한다고 봤기 때문이다.
갤럭시S7과 갤럭시S7 엣지가 출시된 지난 11일 삼성전자는 국내에서 '♥7(러브 마크) 캠페인'을 시작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7의 혁신에 공감하는 젊은 소비자들의 다양한 목소리를 한두 단어로 규정짓지 않고 누구나 마음대로 읽고 자유롭게 해석할 수 있도록 '열린 슬로건'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제품이 내세우는 다양한 강점 가운데 각자에게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부분이 어떤 것인지를 각각의 소비자가 직접 정하도록 열린 마케팅을 시도한 것이다. 삼성전자는 소비자들이 직접 참여해 '♥7'의 뜻을 만들어가는 다양한 온·오프라인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사장은 "S7의 많은 장점을 하나의 (마케팅) 단어로 축약하기가 쉽지 않았다"며 "최근 젊은 층의 대화 방식이 문자에서 사진, 이모티콘, 동영상 등으로 변화하고 있기 때문에 S7을 표현하는 방법 역시 복잡한 단어로 하지 않고 심플하게 하트로 표현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일본에 이어 올해 한국, 중국 등에서까지 갤럭시S7과 갤럭시S7 엣지에서 삼성전자와 이동통신사의 로고를 뺀 것도 유사한 맥락이다. 일부 국가 소비자들 사이에서 제조사·이통사 로고가 크게 들어가는 디자인이 불만이었다는 점을 고려해 이번에 과감한 결단을 내렸다. 이는 깔끔한 디자인으로 보다 많은 소비자들의 구매 욕구를 불러일으키겠다는 의도 외에도 기기의 브랜드보다 기기 자체의 기능과 확장되는 역할에 집중하겠다는 의미로도 해석되고 있다.
1년마다 새로운 스마트폰으로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프로그램인 '갤럭시 클럽' 역시 삼성전자 마케팅의 새로운 변화다. 중저가폰 확산과 경쟁이 치열한 새 먹거리 시장에서 삼성 제품에 대한 충성도를 높이기 위한 전략이다.
갤럭시클럽 가입자는 갤럭시S7을 24개월 할부로 구입하고 1년 이후 사용하던 제품을 반납하면 남아 있던 잔여 할부금 부담 없이 최신 갤럭시S 또는 갤럭시노트시리즈로 제품을 구매할 수 있다. 대신 갤럭시클럽 가입자는 매월 7700원의 가입 비용을 내야 한다. 삼성전자는 고객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삼성카드를 삼성페이에 등록하고 통신 요금 납부를 자동이체하면 삼성페이 사용실적에 따라 월 최대 7700원까지 할인받을 수 있도록 했다.
한번 갤럭시클럽에 가입한 고객은 이통사의 도움 없이 계속해서 삼성전자 스마트폰 고객으로 묶어 놓을 수 있다. 1년 뒤 회수한 스마트폰은 중고로 재판매하면서 수익을 보충할 수도 있다. 삼성전자가 갤럭시S7에서 이통사 로고를 없앤 것에는 이 같은 계산도 포함돼 있다.
지난 11일부터 런던, 홍콩, 광저우 등 주요 도시에 '갤럭시S7 스튜디오'를 오픈하고 글로벌시장 공략에도 본격적으로 나섰다. 갤럭시 스튜디오는 새 갤럭시 제품을 소비자들이 직접 체험해볼 수 있는 공간으로, 올해는 저조도에 강한 듀얼 픽셀 카메라, IP68 방수·방진 기능, 삼성페이 등 다양한 부분에 대한 체험존을 마련해 소비자들의 발길을 유인했다. 영국 런던의 유명 쇼핑몰 웨스트필드에 설치된 갤럭시S7 스튜디오에는 지난 주말 6만명 이상의 소비자가 방문해 갤럭시S7의 인기를 실감케 했다.
김유리 기자 yr6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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