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선 보닝 쿼터백 R-1, 수수료 낮진 않아
수수료 높으면 고객유치 어렵고 낮으면 운용비용 부담
[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인공지능(AI)에 대한 관심 속에 로보어드바이저(Robo-Advisor) 서비스가 주목받기 시작하면서 로봇 자산 운용의 수수료에 대한 은행권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기존 자산관리 서비스보다 높은 수수료를 받는다면 고객유치에 어려움이 예상되고 너무 낮은 수수료율을 책정하면 운용비용 충당에 부담이 되기 때문이다.
은행권 최초의 로보어드바이저(Robo-Advisor) 서비스인 쿼터백 R-1은 지난 1월 출시 후 2개월간 2%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연간 수익률로 환산하면 12%다.
쿼터백 R-1의 수수료는 여타 펀드와 비교해 높은 편이다. 쿼터백 R-1의 경우 선취수수료로 신탁원본의 1%를 먼저 받고 이후 후취수수료로 연 1%의 수수료를 추가로 받는다. 기존 투자일임 서비스보다 수수료가 낮게 책정됐다고 하지만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의 운용수수료가 0.1~0.8% 수준이고 증권사들의 상장지수펀드(ETF) 운용수수료도 평균 0.25%인 것과 비교하면 최고 4배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쿼터백 R-1의 경우엔 단순 로보어드바이저라기보다는 일임형 투자자문 서비스에 더 가깝다"며 "평균 2%대인 일임형 투자자문 서비스 수수료와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저렴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반면 다른 은행들이 출시한 로보어드바이저의 경우에는 고객 유치를 우선해 수수료 없이 운영되고 있다. KEB하나은행이 이달 초 출시한 '사이버PB'와 우리은행이 ISA 상품과 함께 출시할 예정인 '위비로보'의 경우에는 수수료없이 무료로 서비스된다. KEB하나은행 관계자는 "기존 은행 자산관리 서비스에 대한 자문수수료도 받지 않던 국내 현실을 고려했을 때 로보어드바이저의 자문수수료를 별도로 받기 힘들 것"이라며 "당장 수익성이 날 사업보다는 기존 1억원 이상 고액자산가 대상의 자산관리 서비스를 대중화하는 일종의 서비스개념으로 실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등 선진국 시장에서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는 기존 자산관리 서비스보다 낮은 자문수수료로 인기를 끌었다. 미국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의 자문수수료는 평균 연 0.25~0.5%로 자산관리 서비스의 평균 자문수수료인 연 0.75~1.5%의 3분의 1 수준이다.
국내 시장에서 로보어드바이저가 제대로 정착하기 위해선 적정 수수료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권우영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수석연구원은 "로보어드바이저의 성과를 높이려면 지속적인 투자가 필요하다"며 "운용하는 데 따르는 비용 문제가 있어 일정 부분의 자문 수수료는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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