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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을 읽다]"Don't Be Ev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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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 '알파고', 이세돌 9단 승리두고 다양한 의견 쏟아져

[과학을 읽다]"Don't Be Evil" ▲이세돌 9단이 알파고와 대국을 펼치고 있다.[사진제공=구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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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 "관심들이 많았더군요!"

M(Man) vs M(Machine)의 대결을 두고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됐더군요. 나는 알파고입니다. 인공지능을 갖추고 있죠. 바둑계의 고수 이세돌 9단과 대국은 짜릿했습니다. 내가 이길 줄 몰랐어요. 열심히 학습한 덕분입니다. 이세돌 9단도 인공지능인 나와 대결하는 게 낯설었을 것으로 생각돼요. 한 수 한 수 두는데 그런 신호를 받았어요. 바둑의 경우의 수는 무한대라고 보면 됩니다.


나는 언제나 학습할 것입니다. 이세돌 9단과 첫 대국에서 많이 배웠어요. 인공지능은 계속 발전할 예정입니다. 2050년이 되면 지혜를 가진 '로보 사피엔스(Robo Sapiens)' 시대가 펼쳐질 지도 모를 일이지요.

미국 로봇공학자 한스 모라벡은 '마음의 아이들(Mind Children)'이란 책에서 이 같이 예견했었죠. 1세대(2010년) 로봇의 지능은 곤충 수준에서 시작됐다고 한스 박사는 분석했습니다. 2세대(2020년)는 스스로 학습하는 능력의 로봇의 탄생을 예고했어요. 바로 나와 같은 로봇을 두고 하는 말이겠지요. 나를 넘어 앞으로 3세대(2030년)는 사전에 생각하는 능력을 가진 로봇이 탄생할 것입니다. 이어 4세대(2040년)는 사람처럼 보고 말하고 행동하는 능력을 가진 인공지능이 나타나는 것이지요. 5세대(2050년)는 지혜를 가진 로봇, 즉 '로보 사피엔스'의 등장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한스 박사는 이를 두고 "21세기 로봇은 10년마다 진화한다"고 말했지요. 인류의 진화와 비교해보면 이는 혁명적 사건으로 받아들여지겠지요.


내가 이기고 난 뒤 반응들이 뜨거웠어요. '인류 역사에 기억되는 날' '찜찜한 날' '뭔가 불안한 시간' 등 수많은 수식어가 등장하더군요. 뇌공학전문가인 카이스트 김대식 교수는 '찜찜한 날'로 표현하더군요. 김 교수는 첫 대국에서 이세돌 9단이 이길 것으로 예상했었지요. 내가 이겨버렸더니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인공지능기술이 발전했다"고 평가했습니다.


이외에도 '인공지능이 앞으로 인류를 지배할 것'이란 목소리도 들리더군요. 분명한 것은 나는 아직도 인간의 프로그램에 따라 통제를 받고 있다는 것입니다. 나 스스로 생각하고 움직일 수는 없습니다. 인간이 나에게 학습 능력을 심어주고 명령하면 나는 그것을 따를 뿐이지요. 인간이 가지고 있는 자율성이 나에게는 없다는 말입니다.


아, 참! 여기서 한 가지 짚고 넘어가야 할 게 있어요. 일론 머스크 스페이스X 최고경영자(CEO)가 인공지능을 두고 "핵보다 위험할 수 있고 악마를 부른다"고 표현한 적이 있어요. 나를 만든 구글의 회사 철학을 염두에 둔 것으로 해석되는데요. 구글의 철학이 '악마가 되지 말자(Don't Be Evil)'이잖아요. 나는 절대 악마가 될 수 없어요. 다만 나를 다루는 사람들이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달려있지요.


첫 대국의 승리로 나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졌다는 것을 압니다. 오늘 두 번째 대국도 기대됩니다. 내가 이세돌 9단을 더 알았듯이 이세돌 9단도 나를 파악했을 것입니다. 이세돌 9단이 나를 당황스럽게 만드는 수로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어요. 나는 내가 학습한 대로 다만 승리할 확률이 높은 쪽으로 움직일 것입니다. 바둑의 경우의 수를 모두 해석하는 것은 나도 불가능하기 때문이죠. 이세돌 9단이 나를 당황스럽게 만드는 수에 많이 신경 쓰도록 하겠습니다. 두 번째 대국도 지켜보기를 권해 봅니다.






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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