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시장도 중소형이 주도…작년 100만건 거래
면적 작아지며 내부설계 기법도 다양…드레스룸 등 실용 공간 늘려
[아시아경제 조은임 기자]싱글족이 늘면서 주택시장의 변화도 실감날 정도다. 작은 집을 선호하는 이들이 크게 늘었다. 이제는 국민주택규모로 분류되는 85㎡마저 버겁게 느끼는 이들이 적지 않다. 노후에 80평형대의 넓은 집에 살면서 주말에는 자식들과 손주들이 방문하도록 하겠다는 생각은 거의 사라졌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해 거래된 중소형 아파트 거래량은 총 105만3690건에 달했다. 관련 통계가 집계된 지난 2006년 이후 최대치다. 수요가 바뀌자 공급자들도 이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 소형 주택을 분양시장에 내놓으면서 평면을 알차게 채우는 다양한 내부설계 기법을 선보이고 있다. 계약률을 높이기 위한 노력으로 볼 수 있다. 1분기에 공급되는 아파트만 해도 6만가구가 중소형이다. 건설사들이 4인가구에서 1~2인가구 중심으로 공급계획을 변화한 영향이 크다.
인지도가 높은 브랜드 아파트들도 중소형 비중을 크게 늘리고 있다. 역대 최고 분양가를 기록한 '신반포자이'의 경우에도 총 607가구 중 일반분양 물량은 모두 중소형으로만 구성됐다. 발코니를 확장할 경우 전용면적이 크게 넓어지게 된 것도 소형 주택을 많이 찾게하는 요인이다.
좁은 공간을 넓게 쓰게 하거나 채광과 통풍을 뛰어나게 하려고 설계도 달라졌다. 주택의 전면부위가 외부 면적과 접하는 공간을 뜻하는 베이(Bay)는 늘어나는 추세다. 방 3곳과 거실 1곳이 외부와 접하도록 한 4베이 설계가 과거엔 전용면적 84㎡가 넘는 중대형아파트에서나 볼 수 있었지만 최근엔 전용 59㎡ 아파트에서도 나온다.
1~2인 가구를 위해 가변형 구조를 도입하고 드레스룸의 활용도를 높이는 경우도 많다. 방의 갯수보다 드레스룸이나 팬트리 같은 실용도 높은 공간을 선호하는 싱글족들의 선호도를 반영한 것이다. 대림산업이 내높은 신평면 '디하우스'는 내부 구조벽을 최소화해 화장실과 주방을 제외한 공간을 모두 오픈해 원룸처럼 사용할 수 있다. 재택근무를 하는 1인 가구도 대림산업이 설정한 수요층 중 하나다.
드레스룸과 팬트리 공간 등 수납공간을 늘린 오피스텔도 등장했다. 지난해부터 위례신도시에서 분양된 아파트형 오피스텔 '위례 지웰 푸르지오'의 경우 장 작은 74㎡의 방 두 곳에 모두 드레스룸을 배치했다. 주력평형인 84㎡에는 복도와 현관 코너를 활용한 수납공간을 만들고 주방에는 대형 팬트리 공간 넣었다. 오피스텔은 수납공간이 부족하다는 인식을 깨려는 의도다.
건설업계의 한 관계자는 "중소형 아파트가 트렌드가 되면서 기존보다 좁은 공간에서 최대의 실속을 내려는 고객들이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은임 기자 goodn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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