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과기원 연구팀 개발
[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 슈퍼박테리아로부터 감염을 막는 천연색소 항균 마스크가 개발됐습니다. 항생제 남용으로 '슈퍼박테리아(항생제내성병원균)'의 위험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슈퍼박테리아로 1년에 전 세계 70만 명이 사망합니다. 우리나라 역시 슈퍼박테리아의 위험에서 자유롭지 못합니다.
UNIST(울산과기원, 총장 정무영) 연구팀이 슈퍼박테리아의 감염을 예방할 수 있는 항균 섬유 개발에 성공했습니다. 연구팀이 내놓은 항균 섬유는 자연계에 존재하는 천연 색소인 '바이오라세인(Violacein)'을 이용해 부작용이 없습니다. 바이오라세인은 보랏빛의 색소로 항균, 항바이러스, 항암 효과 등이 있습니다.
연구팀은 자체 개발한 기술로 생산된 바이오라세인 추출물을 면직물에 염색했습니다. 염색된 항균섬유는 슈퍼박테리아의 종류인 황색포도상구균과 다제내성 포도상구균의 생장을 억제했습니다. 이 항균 섬유를 슈퍼박테리아 항균 의료용 마스크로 제작했습니다.
제작된 마스크는 바이오라세인을 염색 처리한 3중 항균 필터 구조로 구성됐습니다. 이 필터는 한국공업표준협회의 항균 테스트 결과 99.9%의 항균성을 보였습니다. 특히 기존 의료용 마스크와 달리 다제내성 포도상구균의 확산을 막을 수 있었습니다.
공동 연구팀은 마스크 시제품 1000매를 24일 동강병원(울산 중구 소재)에 기증했습니다.
이번 연구는 울산과기원 로버트 미첼(Robert J. Mitchell) 교수, 이주(염색 업체) 이창석 대표, 한국세라믹기술원 이진형 박사가 참여한 산학연 공동연구팀이 수행했습니다. 미첼 교수는 "바이오라세인을 이용한 항균 섬유 개발의 첫 사례"라며 "급증하는 슈퍼박테리아의 피해를 줄이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이번 마스크 기증이 지역의 공공보건사업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며 "바이오라세인이 염색된 후에도 항균 효과를 가지는 과정을 규명하고 이 항균 섬유를 대량 생산할 수 있도록 연구를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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