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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넬의 출점 딜레마…"콧대 좀 낮추시지"

시계아이콘읽는 시간1분 3초

中 쇼핑 리스트서 밀리고
면세점 매출 갈수록 감소
유난스러운 출점 제한 전략 바꿔야


샤넬의 출점 딜레마…"콧대 좀 낮추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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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글로벌 럭셔리 브랜드 샤넬이 출점 딜레마에 빠졌다. 샤넬의 최대 매출처 중 하나인 면세점에서 매출이 급감하고 있지만, 본사 방침 상 적극적으로 부띠끄를 늘리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고객과의 접점을 제한하는 샤넬의 기존 전략을 수정해야 하는 시점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24일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샤넬의 롯데면세점 소공점 매출은 649억원을 기록, 전년 797억원 대비 20% 가량 줄었다. 롯데면세점 소공점에 이어 2위 매출처인 신라면세점 서울점 역시 229억원의 매출로 전년 대비 24% 감소했다. 롯데면세점 잠실점 매출도 145억원에서 137억원으로 뒷걸음질 쳤다.


같은 기간 국내 전체 면세점 매출은 8조3077억원에서 9조1983억원으로 11% 가량 성장했다. 소비 부진에 따른 실적 감소가 아닌 브랜드 선호의 문제라는 얘기다.

특히 중국인관광객(요우커)들의 쇼핑 목록에서 샤넬이 후순위로 밀렸다는 지적이 나온다. 요우커 매출이 절대적인 롯데면세점 제주점의 매출을 보면 더욱 그렇다. 이 곳에서의 샤넬 매출은 지난해 35억원 가량을 기록했다. 2014년 85억원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수입 잡화에 대한 전반적인 흥미가 감소했다는 진단도 있다. 뷰티한류 바람의 영향으로 면세점 시장의 주도권을 국내 화장품 브랜드가 완전히 쥐게 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면세점에서 판매된 제품의 매출과 그 비중을 품목별로 보면 화장품이 4조1885억원으로 45.5%, 가방류가 1조4718억원으로 16%를 차지했다. 같은 기간 루이뷔통 역시 각 업장에서 20% 안팎의 매출 감소를 겪었다.


문제는 샤넬이 출점에 유난히 소극적이라는 점이다. 매출이 눈에 띄게 줄어든 상황이지만 샤넬은 여전히 국내 출점을 까다롭게 제한하고 있다. 올해 새로 문을 여는 국내의 시내면세점 가운데 샤넬이 입점을 확정지은 곳은 단 한 곳도 없다. 오는 동대문에 5월 오픈하는 두산면세점이 입점의향서를 받아놨다고 밝힌게 전부다.


두산과 비슷한 시기에 명동 신세계백화점 본관에 업장을 선보이는 신세계면세점의 경우 경쟁 브랜드인 루이뷔통과는 최근 입점협의를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샤넬이나 에르메스 등과는 여전히 논의중에 있다. 지난해 말 문을 연 HDC신라면세점도 샤넬과 협상에 공을 들이고 있지만, 이렇다할 결론은 내놓지 못한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적극적인 출점과 대응 서비스를 통해 고객과의 접점을 늘리는 방향으로 샤넬이 전략을 선회해야 한다"면서 "특히 샤넬이 지난해부터 유동적인 가격정책을 고수하고 있는 만큼 브랜드 장벽을 낮출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샤넬 관계자는 이와 관련 "출점 등 계획은 본사의 방침에 따르는 것이고 아직은 결정된 사항이 없다"고 구체적인 언급을 자제했다.




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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