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사우디 아라비아 정부가 올해 인프라 부문 지출을 크게 줄일 것으로 보여 한국 건설업체가 적잖은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30일 해외건설협회가 현지 매체 등을 분석한 자료를 보면, 사우디 재무부가 올해 발표한 예산에서 인프라부문 지출은 약 64억달러로 지난해보다 60% 이상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미 지난해 말부터 각종 프로젝트를 중단하는 등 발주가 늦어지고 있는 가운데 건설시장 정체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배경이다.
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사우디 재무부는 재정지출을 줄이기 위해 지난해 말까지 발주를 중단하라고 지시했다. 올 들어서는 메디나 사원 확장공사를 진행하던 현지 최대 건설업체에 공사를 중단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협회는 "필요에 따라 주요 프로젝트도 공정률에 관계없이 중단될 수 있음을 시사하고 있어 우려된다"고 전했다.
사우디는 국내 건설사의 주 무대인 중동지역에서도 가장 많은 공사를 진행한 곳으로 꼽힌다. 역대 누적수주액으로 보면 1338억달러로 역대 해외건설 누적계약의 20%에 가까운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저유가 기조 장기화로 국가재정이 악화돼 허리띠를 죄면서 국내 건설사의 수주도 줄었다. 지난해 국내 건설사의 수주액은 36억달러로 2013년과 비교하면 3분의 1수준으로 줄었다.
협회는 올해 신규 프로젝트 가운데 88억달러 상당의 메카 메트로 1단계 공사발주 여부가 향후 시장상황을 가늠할 만한 잣대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성지순례객을 위한 사업인데 추진여부가 불확실해지면서 다른 대형 프로젝트가 올해 안에 추진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반면 전력부문이나 석유ㆍ가스 부문에서는 일부 대형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사업이 진행될 것으로 협회는 보고 있다.
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