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 뒤 시간 지날수록 고용률 격차 벌어져
[아시아경제 오종탁 기자] 대학 졸업자 중 남성의 고용률이 여성보다 높은 현상이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심화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25일 한국고용정보원이 2010학년도 대졸자 1만8000명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졸업 18개월 뒤 남성 고용률은 81.9%로 여성(78.3%)보다 3.6%포인트 높았다. 졸업한지 42개월이 지나자 남성(89.1%)과 여성(79.8%)의 고용률 격차는 9.3%포인트로 더 벌어졌다.
이는 비경제활동인구 감소가 여성보다는 남성 쪽에서 주로 나타나는 데 기인한다고 고용정보원은 설명했다. 비경제활동인구란 취업자나 실업자가 아닌 사람으로, 경제활동에 참여할 의사가 없는 층을 말한다.
여성 대졸자의 경우 초기 취업에 성공하지 못하면 남성들에 비해 수년에 걸친 구직 노력을 상대적으로 덜 하는 경향이 있다. 또 결혼, 임신ㆍ출산, 육아 등 이유로 직장을 그만두는 사례가 빈번해 비경제활동인구 편입 비율이 남성보다 높은 편이다.
남ㆍ녀 대졸자 전체 고용률은 비경제활동인구 비율 감소(14.5%→11.7%)에 힘입어 졸업 18개월 후 80.0%에서, 42개월 후 84.2%로 4.2%포인트 올랐다.
2010년 대졸 취업자의 상용직 비율은 졸업 18개월 뒤 81.8%, 42개월 뒤는 84.4%로 나타났다. 1차 조사 후 시간이 흐르면서 상용직과 비임금근로자의 비율은 상승하고 임시직과 일용직 비율은 하락했다. 그러나 조사 기간 내내 남성은 여성에 비해 상용직 비율이 높은 반면 여성은 임시직 비율이 높았다.
4년제 대학과 전문대 졸업자의 고용률에선 역전 현상이 일어났다. 전문대 졸업자의 졸업 18개월 후 고용률은 81.1%로 4년제대학 졸업자(79.2%)보다 높았지만, 42개월 후엔 4년제대학 졸업자(84.9%)가 전문대 졸업자(82.9%)의 고용률을 뛰어넘었다.
1, 2차 조사를 비교해 보면 전문대 졸업자는 자영업자 등 비임금근로자, 4년제대학 졸업자는 상용직 비율 상승률이 가장 컸다.
이성재 고용정보원 책임연구원은 "정부가 고용률 70% 달성을 목표로 다양한 정책을 펼쳐도 청년층 고용 문제는 지속되고 있다"며 "성공적인 청년 고용 대책을 위해선 초기 노동시장 이행(변화 추이)에 대한 분석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청년 일자리 창출도 필요하지만 경력단절여성 등 대졸자들의 궤적을 면밀히 분석, 이들을 노동시장에 안착시키는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이 연구원은 "이번 분석에선 졸업 후 3년 6개월까지만 파악했지만 앞으로 정부가 장기 데이터 분석을 통해 관련 정책 대안을 제시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세종=오종탁 기자 ta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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