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글로벌eye]1400년 사우디-이란, 이슬람 패권전쟁

시계아이콘02분 00초 소요
언어변환 숏뉴스
숏 뉴스 AI 요약 기술은 핵심만 전달합니다. 전체 내용의 이해를 위해 기사 본문을 확인해주세요.

불러오는 중...

닫기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세계 원유 매장량의 20%가 묻혀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페르시아만. 페르시아는 이란의 옛 이름이다. 하지만 페르시아만을 사이에 두고 이란과 마주하고 있는 세계 1위 원유 수출국 사우디 아라비아는 페르시아만이라는 이름을 인정하지 않는다. 사우디는 페르시아만을 아라비아만이라고 부른다.


새해 벽두부터 사우디와 이란이 충돌하면서 전 세계가 긴장하고 있다. 페르시아만이냐 아라비아만이냐 명칭 다툼에서 알 수 있듯 사우디와 이란은 앙숙이다. 같은 이슬람이지만 종파가 다르고 민족과 정치 체제도 다르다. 특히 최근 분쟁 과정에서 수니파와 시아파의 이슬람 종파 문제가 부각되고 있다. 같은 이슬람이지만 아랍 민족 국가인 사우디는 이슬람의 성지인 메카와 메디나를 관리하는 수니파의 맹주인 반면 페르시아 민족 국가인 이란은 시아파의 중심 국가다.

전 세계 16억명의 이슬람 인구 중 85%는 수니파다. 시아파는 15%에 불과해 수니파의 비중이 압도적이다. 이 때문에 역사적으로 수니파와 시아파의 갈등이 불거진 시기는 시아파가 세력을 키웠던 때와 일치한다. 곧 이란의 역사적 변화와 맥을 같이 하는 것이다. 대표적으로 사파비 왕조의 건국과 1979년 이란 혁명을 꼽을 수 있다.


1502년에 시작된 사파비 왕조는 651년 사산왕조 페르시아가 멸망한 후 페르시아 민족이 약 900년만에 세운 나라였다. 사산왕조 페르시아를 멸망시킨 민족이 아랍 민족이었다. 이후 페르시아 민족은 사파비 왕조가 건국될 때까지 오랜 기간 동안 아랍 민족의 지배를 받았다. 이란 입장에서는 아랍 민족의 중심국가인 사우디에 대한 감정이 좋을 수 없는 셈이다.

사파비 왕조는 시아파 이슬람을 받아들였다. 사파비는 중동에서 최초로 시아파 이슬람을 국교로 삼은 국가였고 사파비 왕조의 탄생은 수니파와 시아파의 결정적인 균열을 초래했다. 사파비 왕조 건국 당시 중동의 중심은 오스만 투르크 제국이었다. 수니파였던 오스만 제국의 9대 술탄 셀림 1세는 1514년 사파비 왕조를 이단으로 규정하고 성전을 선언한다. 이후 사파비 왕조와 오스만 투크르 제국은 이후 백년 가까운 싸움을 벌였다.


현대에 들어와 수니파ㆍ시아파 분쟁이 다시 부각된 결정적인 계기는 1979년 이란의 이슬람 혁명이다.


이란의 마지막 왕조였던 팔레비 왕조(1925∼1979)는 아이러니하게도 사우디와 공통점이 많았다. 양 국 모두 왕정이었고 친미 정권이었다. 팔레비 왕조 시절 이란은 국가 정책으로 미국 유학 정책을 추진하기도 한다. 미군은 이란에 주둔하면서 중동 지역에서 소련을 견제했다. 1979년 혁명 이후 제정된 법에 따라 현재 이란 여성들은 '차도르'를 써야 하지만 팔레비 왕조 시절에는 이란의 젊은 여성들도 미니스커트를 입고 다녔다. 팔레비 왕조는 이란의 근대화 개혁을 추구했고 이 시기에는 되레 정부가 이슬람 성직자들과 갈등을 빚었다. 그 갈등이 폭발해 이란 역사가 근본적으로 뒤집힌 것이 1979년 이란 혁명이었다.


아야톨리 호메이니가 이끈 이슬람 이란 혁명이 성공하면서 친미 왕정 국가였던 이란은 반미 시아파 신정 공화정이 됐다. 사우디와 미국이 모두 이란의 적이 됐다. 사우디는 시아파 국가의 등장이 껄끄러웠을 뿐 아니라 같은 왕정이었던 이란이 공화국으로 바뀐 것도 부담스러웠다. 미국도 이란의 혁명 성공으로 중동의 반미 움직임이 확산될까 불안했다. 이란과 국경이 닿아 있는 이라크도 난처한 입장이었다. 이라크의 정부는 수니파인 사담 후세인 정권이었지만 국민은 시아파가 65%로 우위였다. 이런 여러 복합적인 요인들은 1980~1988년 이란ㆍ이라크 전쟁의 원인이 됐다. 이란ㆍ이라크 전쟁 당시 사우디는 이라크 편을 들었고 미국은 이라크와 국교를 회복하고 총 297억달러 규모의 대규모 무기를 공급했다.


수니파와 시아파 갈등은 2003년 미국의 이라크 침공으로 다시 한번 증폭된다. 미국이 대량 살상 무기를 찾겠다며 이라크를 침공해 수니파 후세인 정권이 무너지고 이란과 함께 이라크에도 시아파 정권이 들어선 것이다. 국민 73%가 수니파지만 시아파계 바샤르 알-아사드가 정권을 잡고 있는 시리아와 함께 시아파 벨트가 형성되면서 현재 수니파와 시아파간 갈등은 그 어느 때보다 고조돼 있는 상황이다.


2011년 중동에 확산된 민주화 운동 '아랍의 봄'도 수니파와 시아파 간의 관계가 험악해지는 원인이 됐다. 당시 사우디를 비롯한 아랍 국가들은 이란이 소수인 시아파들을 선동해 시위를 뒤에서 조장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5.12.0209:29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병원 다니는 아빠 때문에 아이들이 맛있는 걸 못 먹어서…." 지난달 14일 한 사기 피해자 커뮤니티에 올라 온 글이다. 글 게시자는 4000만원 넘는 돈을 부업 사기로 잃었다고 하소연했다. 숨어 있던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나타나 함께 울분을 토했다. "집을 부동산에 내놨어요." "삶의 여유를 위해 시도한 건데." 지난달부터 만난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비슷한 상황에 놓여있었다. 아이 학원비에 보태고자, 부족한 월급을 메우고자

  • 25.12.0206:30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를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 보려고 한다. 전문가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확산하는 부업 사기를 두고 플랫폼들이 사회적 책임을 갖고 게시물에 사기 위험을 경고하는 문구를 추가

  • 25.12.0112:44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법 허점 악용한 범죄 점점 늘어"팀 미션 사기 등 부업 사기는 투자·일반 사기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구제 대상에서 제외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부업 사기도 명확히 전기통신금융사기(보이스피싱)의 한 유형이고 피해자는 구제 대상에 포함되도록 제도가 개선돼야 합니다."(올해 11월6일 오OO씨의 국민동의 청원 내용) 보이스피싱 방지 및 피해 복구를 위해 마련된 법이 정작 부업 사기 등 온라인 사기에는 속수무책인 상황이 반복되

  • 25.12.0112:44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나날이 진화하는 범죄, 미진한 경찰 수사에 피해자들 선택권 사라져 조모씨(33·여)는 지난 5월6일 여행사 부업 사기로 2100만원을 잃었다. 사기를 신

  • 25.12.0111:55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기자가 직접 문의해보니"안녕하세요, 부업에 관심 있나요?" 지난달 28일 본지 기자의 카카오톡으로 한 연락이 왔다.기자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

  • 25.12.0513:09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출연 :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12월 4일) "계엄 1년, 거대 두 정당 적대적 공생하고 있어""장동혁 변화 임계점은 1월 중순. 출마자들 가만있지 않을 것""당원 게시판 논란 조사, 장동혁 대표가 철회해야""100% 국민경선으로 지방선거 후보 뽑자" 소종섭 : 김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용태 :

  • 25.12.0415:35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2월 3일) 소종섭 : 국민의힘에서 계엄 1년 맞이해서 메시지들이 나왔는데 국민이 보기에는 좀 헷갈릴 것 같아요. 장동혁 대표는 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것이었다고 계엄을 옹호하는 듯한 메시지를 냈습니다. 반면 송원석 원내대표는 진심으로

  • 25.11.2709:34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1월 24일)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에 출연한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은 "장동혁 대표의 메시지는 호소력에 한계가 분명해 변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또한 "이대로라면 연말 연초에 내부에서 장 대표에 대한 문제제기가 불거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동훈 전

  • 25.11.1809:52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지난 7월 내란특검팀에 의해 재구속된 윤석열 전 대통령은 한동안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다. 특검의 구인 시도에도 강하게 버티며 16차례 정도 출석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윤 전 대통령의 태도가 변한 것은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이 증인으로 나온 지난달 30일 이후이다. 윤 전 대통령은 법정에 나와 직접

  • 25.11.0614:16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1월 5일) 소종섭 : 이 얘기부터 좀 해볼까요? 윤석열 전 대통령 얘기, 최근 계속해서 보도가 좀 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국군의 날 행사 마치고 나서 장군들과 관저에서 폭탄주를 돌렸다, 그 과정에서 또 여러 가지 얘기를 했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강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