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5개에서 17개로 크게 늘려…가계부채·기업구조조정 문제 선제대응 나서
[아시아경제 강구귀 기자] 금융감독원이 내년에 17개 전 은행을 대상으로 리스크 점검에 나선다. 올해 5개 은행만을 점검한 것에서 전 은행으로 확대한 것이다. 이는 진웅섭 금융감독원장이 최근 “내년에는 각종 리스크 요인이 현재화되거나 응축될 수 있는 중요한 시기다”고 말한 것에 대한 방안이다. 금감원이 가계부채, 기업 구조조정 등의 문제 발생에 대비해 선제 대응 방침을 세운 것으로 풀이된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내년에 17개 전 은행을 대상으로 리스크 점검에 나설 계획이다. 대내외 변수로 리스크가 커질 것을 우려해서다. 올해는 ▲우리은행(8월) ▲수협은행(9월) ▲SC은행(10월), ▲광주은행(10월말~11월) ▲씨티은행(11월30일~12월11일) 등 5개은행에 대해 리스크 점검을 했다.
금감원은 내년 리스크 점검과 관련, 계량적인 결과보다 질(質)적인 부분을 살펴볼 예정이다. 최고리스크책임자(CRO) 등 리스크 부서의 의견을 은행의 방침에 잘 반영하는지 여부를 보겠다는 것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그동안 은행의 의사결정에서 영업부의 영향이 절대적이었다”며 “리스크부서에서 통제를 강화하려고 해도 한계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번 금감원의 리스크점검 강화는 결과에 따라 은행이 추가로 자본을 확충해야 되는 문제와 결부돼 있다. 내년부터는 은행업 감독업무 시행세칙 개정에 따라 검사 결과가 일정 수준에 미치지 못할 경우 자본을 추가로 늘려야 한다. 리스크 평가 결과 5등급 마이너스를 받을 경우 위험가중자산 할증률이 20%인데, 이렇게 되면 BIS 비율이 2.3% 떨어진다. 예를 들어 BIS(국제결제은행) 비율이 10%인 은행은 7.7%로 떨어져 당장 적기시정대상인 8%이하가 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이 리스크 평가 등급에 따라 당장 자본건전성에 영향을 받을 수 있게 됐다”며 “은행들로서는 리스크점검 전에 리스크의 질적인 부분에 신경써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구귀 기자 nin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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