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재 이미 반영…불확실성 사라져 큰 영향 없다"
"강달러 기조 강해지면 외국인 자금 이탈 더 가속"
[아시아경제 최동현 기자] 9년 6개월만의 미국 기준금리 인상이 국내 증시에는 어떤 영향을 끼칠까. 기준금리 인상이 국내 증시에 보수적으로 선반영돼 있기 때문에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낙관론이 보다 우세하지만, 강달러로 인해 외국인 자금 이탈이 더욱 가속화 될 것이라는 비관론도 만만찮다.
낙관론자들은 미국 기준금리가 기존 0.00∼0.25%에서 0.25∼0.50%로 0.25%p 상향된 것과 관련해 이미 시장에서 충분히 예상한 결과이기 때문에 지나친 경계감이 확산되는 것을 우려했다. 오히려 그동안 'G2리스크'의 한 축으로 작용해 온 '미국 금리인상 불확실성'이 제거되면서 코스피가 반등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신동석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17일 "미국 금리인상 악재는 이미 시장이 충분히 흡수했다"며 "이번 금리인상에 따른 불확실성 제거로 시장은 당분간 안정적인 랠리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수석연구원 역시 "금리인상과 더불어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기자간담회 발언 내용도 시장 예상을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는 점에서 증시에 안도감을 줄 것"이라며 "금리인상 속도는 옐런 의장이 지적한 것처럼 물가 흐름에 영향을 받을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은 1980년 이후 다섯 차례(1983년4월, 1986년12월, 1994년2월, 1999년6월, 2004년6월) 금리인상을 단행했다. 1994년엔 40일간 12% 하락했고 2004년에도 80일간 23% 내렸지만 장기적으로는 반등세가 더욱 뚜렷했다. 지난 5번의 미국 금리인상 시작 시점 대비 3개월 이후 코스피상승률은 평균 8.6%, 6개월 이후엔 평균 15.9% 올랐다.
이와 반대로 신흥국을 중심으로 외국인 자금 이탈이 더욱 가속화 될 것이라는 비관론도 적지 않다. 금리인상에 따른 강달러 기조가 심화될 것을 우려해 환차손에 부담을 느낀 외국인의 매도세가 더욱 커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실제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은 미국 금리인상 가능성이 점차 뚜렷해지던 지난달 1일부터 전날까지 코스피시장에서 총 4조6753억원어치 주식을 매도했다.
윤지호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오늘 결정된 미국 금리인상이 외국인의 발길을 되돌리는 뚜렷한 원인이 되지는 못할 것"이라며 "금리인상 이후 강달러 기조가 강해지면 당분간 자금 유출은 더 지속될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이창목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역시 "내년 상반기까지 외국인은 한국 주식을 적극적으로 사들이긴 어려울 것"이라며 "하반기 글로벌 경기 반등세가 나타나고 강달러가 진정되고 나서야 한국 주식에 대한 포트폴리오 비중을 높일 전망"이라고 주장했다.
최동현 기자 nell@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