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황준호 기자]재계 3,4세들이 연말 정기인사로 경영 전면에 포진한 가운데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아들인 박세창 금호타이어 부사장의 사장 승진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박 부사장은 지난 3월 인사에서 금호타이어 대표이사를 맡았으나 주주협의회의 반발로 3일 만에 물러난 바 있다.
8일 금호아시아나그룹에 따르면 2016년도 정기 인사를 내년 1월께 진행할 예정이다.
박삼구 회장의 금호산업 인수대금 지급시한이 올 연말로, 인수대금 처리 및 금호산업 인수작업이 완료된 이후인 1월 말께 인사를 단행한다는 계획이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통상 당해 12월께 다음해 정기인사를 단행했다. 올해의 경우 금호산업 인수전 등에 밀려 올 3월에야 정기인사를 진행했다.
내년 인사의 최대 관심사는 박 부사장의 경영 전면 배치다. 박 회장은 올해 정기 인사를 통해 아들을 대표직에 처음 앉혔다.
박 회장은 지난 3월 그룹 정기인사를 통해 박 부사장을 아시아나아바카스(세이버) 대표로 선임했다. 박 회장은 한 달 후 본인이 갖고 있던 금호타이어의 대표이사 직함도 아들에게 넘겼다.
아시아나세이버는 아시아나항공의 항공권 예약ㆍ발권 시스템을 구축ㆍ운영하는 회사로, 박 부사장은 당시 인사를 통해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주력사업인 항공과 타이어의 경영 전면에 부상하게 됐다.
하지만 산업은행 등 9개 채권기관으로 구성된 금호타이어 주주협의회는 채권단의 사전 동의를 받지 않았다며 반발했다. 박 부사장은 3일 만에 금호타이어 대표직을 내려놨다.
채권단의 반대로 박 부사장이 물러나긴 했지만, 박 회장이 박 부사장의 경영능력을 인정, 주요 계열사 대표직을 맡을 정도로 성장했다고 판단하고 있다는 것을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박 회장과 박 부사장은 향후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실질적인 지주사가 될 금호기업의 사내이사로 등록돼 있다. 금호기업은 아시아펀드와 함께 금호산업 인수대금 마련을 위해 설립된 회사다. 아시아펀드는 금호기업을 보완할 목적으로 설립됐으며 박 회장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박 부사장이 금호타이어 대표이사직과 함께 에어서울의 대표직에도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이 경영 정상화를 위해 설립한 에어서울은 인천공항을 거점으로 아시아나의 적자 노선을 저렴한 운임으로 운항할 저비용항공사다. 박 부사장이 아시아나세이버를 통해 항공운송업 전반에 대한 지식을 쌓았다면 경영시험은 에어서울에서 치를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박 회장은 연말까지 금호산업 인수대금 7228억원을 채권단에 지급해야 금호산업의 경영권(지분 50%+1주)을 되찾을 수 있다. 박 회장이 금호산업 인수에 성공한다면 6년만에 금호아시아나그룹은 박 회장을 중심으로 뭉친다. 금호산업과 자회사 아시아나항공, 금호터미널, 금호고속 등이 모두 박 회장 품으로 돌아온다. 내년 금호타이어 인수전을 남겨 놓고 있으나 대한통운ㆍ대우건설 인수로 겪은 그룹 해체 위기에서는 벗어나게 된다.
황준호 기자 rephwang@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