印 야무나교에서 인천대교까지…37년 해외현장에서 쌓은 최첨단 기술 집약
[아시아경제 조인경 기자] 이라크 제1고속도로, 인도네시아 바탐공항, 인도 야무나교, 우리나라 인천대교, 그리고 쿠웨이트 셰이크 자비르 코즈웨이 해상교량까지…. 박찬수 전무(59·사진)는 1978년 현대건설에 입사한 이래 37년간 해외 현장, 그중에서도 주로 교량 공사를 맡아왔다.
2000년대 초 진행한 인도 야무나(Yamuna) 현장은 뉴델리에서도 기차로 10시간30분을 가야 하는 오지였다. 콜카타에서 공사에 필요한 장비들을 선박에 싣고 야무나강을 거슬러 무려 1600㎞를 올라가는 길에 통과하기 힘든 다리를 일일이 해체했다가 다시 설치하길 반복했고, 수심이 낮아져 배가 더 이상 움직일 수 없게 됐을 때는 짐을 육지로 끌어내려 트럭으로 싣고 갔다.
다른 협력사들이 “내년에 비가 와 수심이 높아지면 다시 운반해 공사를 진행하자”고 손사래 칠 때 박 전무는 “안 되는 게 어딨냐”며 현대건설 DNA에 아로새겨진 개척정신을 발휘, 공사를 3~4개월 늦게 시작하고도 약속한 공기 내에 마치는 저력을 보여줬다.
이곳 쿠웨이트 셰이크 자비르 코즈웨이 현장 역시 난이도로는 세계 최고로 꼽히는 공사다. 바다 속으로 높이 10m가 넘는 피시하우스(PC House·수중 가물막이 콘크리트 구조물)를 세우고 그 열악한 환경에서 위험천만한 작업을 해야 하는 현장근로자들을 볼 때면 행여 누구 한 명이라도 다칠까 노심초사 가슴을 졸여야 한다.
한편으로 쿠웨이트에서 초대형 건설공사에 대한 첫인상을 바꿔놓은 것도 박 전무다. 남쪽 공사현장 슈웨이크(Shuwaikh) 사무소 바로 옆에 마련된 면적 620㎡ 규모의 홍보관이 그의 작품이다. 이곳 해상교량의 건설 과정과 공사에 적용되는 공법, 완공 후 모습 등을 담은 영상을 설치하고 모형들을 전시했다. 2층 전망대에서 망원경을 통해 바라보면 저 멀리 바다 위로 교량이 차차 완공돼 가는 모습이 손에 잡힐 듯 펼쳐진다.
올 1월 홍보관이 문을 열자 이곳을 방문한 발주처 관계자가 이내 공공사업성 장·차관을 모셔와 자랑했고, 현직 총리는 물론 쿠웨이트의 내로라하는 고위급 관료와 왕족, 재계 인사들이 연달아 찾고 있다.
3월에는 박근혜 대통령과 정부 각료진이 중동 순방 중 이곳 쿠웨이트 현장을 찾아와 일일이 직원들의 노고를 격려하고 홍보관에 잠시 머물기도 했다.
박 전무는 “이번 사업은 현대건설에도, 쿠웨이트 정부에도 큰 역사적 의미를 갖는 프로젝트”라며 “앞으로 현대건설이 중동 지역에서 유사한 초대형 프로젝트를 수주할 때 조금이라도 더 유리한 위치를 선점할 수 있게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쿠웨이트=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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