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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이 끌어올린 GDP…수출은 더 나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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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이 끌어올린 GDP…수출은 더 나빠졌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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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은정 기자] 한국 경제가 5년3개월 만에 최고 분기 성장률을 보일 수 있었던 것은 부동산 경기 호조와 소비 진작책 덕분이다. 정부는 지난 2분기 중동호흡기증후군(MERSㆍ메르스)' 사태로 경기가 급격히 위축되자 3분기 들어 임시공휴일 지정, 소비활성화 대책, 추석 민생대책 등의 소비 진작책을 총동원했다. 2분기 성장률이 0.3%에 그쳤던 점도 기저효과를 키웠다.

하지만 이같은 깜짝 성장세가 지속될 지는 불확실하다. 한국 경제의 한 축인 수출이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데다 추경효과가 사라지는 내년부터는 정부주도 내수 성장의 지속도 장담하기 힘들어지기 때문이다.


◆부동산이 끌어올린 성장률= 한국은행이 3일 발표한 '2015년 3분기 국민소득(잠정)'에서 눈여겨 볼 지표는 전기보다 5.6%나 성장한 건설업 생산이다. 이는 2009년 1분기(6.2%) 이후 6년 6개월 만의 최고치다. 초저금리 기조와 전셋값 급등세가 맞물리며 아파트 분양 물량이 크게 늘어난 영향이 컸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들어 10월까지 주택 인허가 물량은 총 60만4340가구로, 작년 같은 기간 보다 52.3%가 늘었다. 이 기간 주택 착공실적도 44%가 증가한 56만974가구를 기록했다. 3분기 실질 GDP 성장률(잠정치)이 속보치(1.2%)보다 0.1%포인트 높은 1.3%로 집계된 것도 건설업 덕분이었다. 김정태 한국은행 국민계정부장은 "9월 건설투자 지표가 속보치보다 좋게 나오면서 GDP 잠정치도 속보치보다 올라갔다"고 설명했다.


추경과 소비진작책의 효과도 컸다. 3분기에 건설투자(전기비 5.0%), 설비투자(1.8%), 정부소비(1.7%)가 크게 증가하며 민간 소비와 함께 1%대 성장을 이끌었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경제동향분석실장은 "3분기에 기저효과와 함께 추경효과가 더해지면서 강한 회복세를 보였다"며 "건설업의 호조와 함께 정부의 개별소비세 인하나 8ㆍ14 임시공휴일 지정 같은 소비활성화 정책이 영향을 줘 민간소비가 증가했다"고 진단했다.


◆악화일로 수출…내년 불투명= 이같은 분위기는 4분기에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3분기와 달리 기저효과는 사라지지만 추경효과와 소비 진작책은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내년 전망은 밝지 않다. 당장 추경의 약발이 효력을 다하는 데다 개소세 혜택 등의 종료로 '소비절벽(소비 급락으로 경제에 충격을 주는 현상)'이 올 수 있다. 과거에도 이런 일은 있었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8년 12월~2009년 6월에 정부는 소비진작을 위해 노후차량을 신차로 교체하면 개소세 및 취ㆍ등록세를 각각 70%씩 한시적으로 감면하는 정책을 시행한 바 있다. 이 때 소비가 반짝 증가하면서 2009년 2분기 민간소비는 전분기보다 3.3% 성장했다. 그러나 바로 그 다음 분기에는 1.0%로 떨어졌다. 2012년 9월부터 연말까지 한시적으로 단행된 개소세 인하 때도 종료 직후인 2013년 1분기 민간소비가 0.1% 감소세로 전환됐다.


우리 경제의 또 다른 축인 수출이 더 나빠진 것도 문제다. 3분기 GDP 성장률 속보치에 마이너스 0.2%였던 수출은 잠정치에서 마이너스 0.6%로 더 악화됐다. 이에 따라 순수출의 성장기여도도 마이너스 0.8%포인트로 집계돼 작년 3분기 이래 5개 분기 연속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하게 됐다. 이는 1989년 1분기~1990년 2분기 6분기 연속 순수출 성장 기여도가 마이너스를 기록한 이후로 25년 여만에 가장 긴 것이다. 수출이 성장을 깎아 먹고 있는 셈이다. 앞으로의 전망도 좋지 않다. 중국 경기 둔화와 함께 미국의 금리인상이 임박해지면서 신흥국 경기 부진 등이 대외 리스크가 커졌기 때문이다.


이 실장은 "수출 경기가 나쁘다 보니 투자심리도 약해지고 있다"며 "수출이 개선될 조짐이 없는 상황에서 내년에 소비절벽과 추경절벽까지 더해진다면 저상장 국면에 빠질 수 있기 때문에 소비와 투자심리를 살릴 수 있는 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은정 기자 mybang2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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