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총장 선출을 두고 교육부가 '직선제 폐지, 간선제 전환' 고삐를 더욱 죄고 있다. 이에 국립대 내에서는 반발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일부 국립대에서는 교내 시위 등을 통해 총장 직선제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나섰다. 강원대 등은 비상대책위원회를 소집해 총장 선출 방식에 대해 논의, 투표를 진행했다. 일부 국립대에서는 교수회와 지역 시민단체가 나서서 직선제로 총장을 선출해야한다고 주장했다. 그 결과 부산대, 강원대, 경상대 등은 기존 간선제에서 직선제로 전환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일부 국립대에서는 대학 구성원들의 반발에도 학교 본부가 간선제 전환 방침을 세워 소송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24일 충남대학교 교수회는 대전지방법원에 충남대를 상대로 한 행정정지 처분 및 행정 소송을 제기했다. 교수회는 "대학은 교수와 학생회가 직선제를 지지하고 직원단체 의사가 불분명한 데도 불구하고 추첨식 선출을 강행하려 한다"며 "이는 헌법과 교육공무원법을 위반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이어 "인문·자연과학·사회대학 교수 200여명의 의결 없이 관리위원회를 구성하고 관리위원장 을 공모한 행위는 위법"이라며 "임용후보 지원자가 1500만원의 대학발전기금을 의무적으로 기부토록 한 것은 헌법에 위배(공무담임권 침해)된다"며 소 제기 이유를 밝혔다.
앞서 충남대는 이달 초 교내 학무회의를 통해 총장 후보자 선정에 관한 규정 일부를 개정, 간선제를 통한 차기 총장선출 방식을 확정했다. 이어 총 4명의 총장 후보자 접수를 받았고, 다음 달 4일 최종 후보자를 선정하기로 했다. 교육부에는 같은 달 21일 내에 총장 후보자를 추천할 계획이다.
앞서 지난 6월 대법원은 부산대 교수회가 대학을 상대로 낸 '학칙개정 처분 무효 확인 소송'에 대해 "간선제로 바꾸도록 개정한 학칙이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판결한 바 있다. 그러나 결국 고현철 교수의 죽음으로 간선제 강행 국면이 뒤집히면서 부산대는 자체적으로 직선제를 유지하기로 했다.
이같은 일부 국립대 구성원들의 거센 반발이 다른 국립대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는 현재 직선제를 강행하고 있는 대학들의 성공 여부에 달려 있다. 현재 39개 국립대 가운데 이같은 직선 제 갈등이 벌어지고 있는 대학은 일부에 그치고 있어 대학가에 불어온 직선제 바람이 확대될 지, 축소될 지는 앞으로 지켜봐야할 것으로 보인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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