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건설 수주 1조달러 기적의 현장을 가다 <2>포스코건설
中 훈춘포스코현대국제물류단지, 러시아·북한 국경지역에 조성
총사업비 2000억원, 150만㎡ 대지에 창고 26개동 초대형 규모
동북3성 물자, 中 동남부로 보내는 전초기지 될 것
[아시아경제 조인경 기자] 중국과 러시아, 북한이 국경을 맞대고 있는 중국 지린성 옌볜조선족자치주 훈춘시. 인천공항에서 비행기를 타고 2시간 반, 그리고 다시 자동차로 1시간30여분을 달려 닿을 수 있는 이곳에서는 겨울이 유난히 빨리 시작됐다. 지난주 목요일부터 내리기 시작한 함박눈이 일주일째 내렸다 그쳤다를 반복하고 있다. 이제 곧 땅이 얼어붙기 시작하면 내년 3월까지 부지 조성이나 건축 공사는 잠시 쉬어야 한다.
포스코건설은 동북아 물류시장의 중심으로 부상하고 있는 이곳 훈춘에서 대규모 국제물류단지를 조성하고 있다. 이 사업을 전초기지로 삼아 광활한 중국 대륙에서 건축, 토목 등 다양한 분야로 진출하고 사업을 다변화한다는 전략이다.
'훈춘포스코현대국제물류단지' 조성 사업은 중국 동북3성을 중심으로 물류허브를 구축하기 위해 2010년 7월 포스코와 중국 지린성 정부가, 9월에는 포스코건설이 훈춘시 정부와 각각 사업추진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면서 시작됐다.
이 사업에서 포스코건설은 대지 150만㎡(약 45만평)를 중국 정부에서 50년간 임차해 인프라와 세제 혜택 등을 제공받고 물류창고, 컨테이너 야적장, 집배송시설 등을 개발해 운영하게 된다.
사업비는 총 2000억원. 포스코건설 50.1%, 포스코차이나 14.9%, 대우인터내셔널 15%, 포스코 ICT 5% 등 포스코그룹이 80%를, 현대상선 16%, 현대로지스틱스 4% 등 현대그룹이 20%를 투자했다.
시공은 국내 건설사로는 최초로 중국 내 건설공사 1급면허를 획득한 포스코건설의 현지법인 '포항건설중국유한공사'가 맡고 있다. 전체 단지 중 1기(14만㎡) 공사가 올 3월 완료돼 이미 물류창고가 가동 중이고, 작년 9월 착수한 2-1기 공사는 다음 달 초 준공을 앞두고 있다.
내년 진행될 2-2기 공사와 가장 큰 규모로 계획된 3기 공사까지 포함해 최종적으론 2019년 말까지 150만㎡ 규모의 물류센터가 완성될 계획이다. 일반창고 16개동, 저온창고 7개동, 일반화물 조작장(CFS) 창고 3개동과 컨테이너, 자동차 야적장 등 야적시설 58만㎡의 국제물류단지로 거듭나게 된다.
훈춘시는 중국에서 추진 중인 '창지투(창춘~지린~투먼) 개발계획'과 연계된 도시로, 북한의 나진항과 러시아의 자루비노항, 슬라비앙카항을 통해 동해와 태평양으로 이어지는 물류통로로 발전 가능성이 높은 지역이다. 나아가 향후 동북아 핵심도시로 성장할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닌 도시로 꼽힌다.
중국 중앙정부는 2011년 4월 포스코현대국제물류단지가 포함된 훈춘시 일대 90㎢ 면적을 국제경제 교류 활성화를 위한 '국제합작시범구'로 지정하고 인프라시설 건설과 지원 정책을 강화해 왔다.
특히 지린성과 헤이룽장성의 주요 물동량이 매년 10%가량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기존 랴오닝성 다롄, 잉커우항에 집중되고 있는 물동량의 처리비용이 증가되고 있는 상황이어서 훈춘을 통해 나진항을 경유, 중국 동남부로 운송하면 물류비와 운송시간이 모두 절감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또 작년 2월 기존의 훈춘→나진→남중국의 일방향 석탄벌크화물의 운송을 남중국→나진→훈춘의 역방향 운송뿐 아니라 거의 모든 품목의 컨테이너화물로까지 확대하도록 했다. 이에 따라 훈춘과 남중국 간 양방향 운송이 가능해졌고 올 6월부터 이 해상루트를 통해 훈춘에서 북한 나진을 거쳐 중국 상하이를 오고 가는 정기화물 운송이 본격화됐다.
최근에는 훈춘에서 러시아 자루비노항과 슬라비앙카항을 거쳐 부산항을 오가는 정기항선까지 개설돼 훈춘에서 동해항을 거쳐 한국과 남중국 간을 오고가는 물동량이 크게 증가할 전망이다.
훈춘시 정부는 도시 전반을 재정비하고 기초시설을 만드는 등 인프라 구축에도 힘을 쏟고 있다. 지난 9월에는 기존 지린성 창춘에서 지린까지의 고속철도를 훈춘까지 연장 개통해 기존에 차량으로 7시간 이상 소요되던 훈춘~장춘 간 여객 및 화물 이동이 3시간 내로 단축됐다.
훈춘시는 추가로 훈춘~나진 간 고속도로, 훈춘~나진 간 철도, 중국의 권하통상구와 북한의 원정리세관을 잇는 신두만강대교 등 북·중 간 교통인프라 확충 계획도 추진 중이다. 특히 작년 9월 시작된 신두만강대교 공사를 통해 길이 548m, 다리폭 23m의 왕복 4차선 교량을 건설 중인데, 투자액만 1억7900만위안(약 319억원)에 달한다.
연제성 훈춘포스코현대물류유한공사 법인장은 "중국 내에서도 동북3성 지역의 경제성장에 크게 주목하고 있어 부동산 개발과 인프라 건설 등이 가속화되고 있다"며 "앞으로 우리 물류단지가 완공되면 지린성과 헤이룽장성의 원자재와 식량 등을 중국 동남부 지역으로 운송하는 전초기지로서의 역할을 담당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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