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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명당은 돈벼락]제주 제2공항에 돈이 먼저 날아오르는 까닭

시계아이콘읽는 시간1분 51초

자연훼손 최소화할 수 있는 곳에 선택…일대 땅값 치솟아


[新명당은 돈벼락]제주 제2공항에 돈이 먼저 날아오르는 까닭 인천공항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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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주상돈 기자] 이른바 '목'은 교통문제에 있어 핵심 고려요소다. 더욱이 거대한 항공기가 쉴새 없이 오르내려야 하는 국제공항이라면 목을 제대로 골려야 한다는 데 이견이 없다.


공항 입지 선정의 최우선 고려사항은 두말할 것 없이 경제성이 꼽힌다. 가능한 최소 비용을 투입해 최대 효용을 얻어낼 수 있는 입지를 선정해야 한다. 하지만 이때 경제성은 흔히 말하는 '돈'이 아닌 경우도 있다.

국제민간항공기구(ICAO)가 밝힌 공항 입지에는 복잡한 고려요소들이 포함돼 있다. 공항 입지를 결정할 때는 공역과 기상, 장애물, 소음, 환경성, 접근성, 주변개발계획, 확장성, 사업비 등을 따져봐야 한다. 이 중 공역이란 안전성을 뜻한다. 비행을 하는 항공기가 충돌하는 것을 막기 위해 반드시 갖춰야 하는 넉넉한 공간이다. 경제성과 함께 안전성을 함께 따져야 하는 셈이다.

최근 입지가 결정된 제주 제2공항의 경우는 여기서 환경성을 중요하게 고려한 사례다. 즉 자연훼손을 최소화할 수 있는 곳을 입지로 선정한 경우다. 세계에서 유일한 유네스코 3관왕의 주인공인 제주도의 자연경관을 유지하는 것이 가장 큰 경제적 이점이라고 본 것이다.


국토교통부는 생물권 보전지역과 세계자연유산, 세계지질공원 등에 해당하는 지역을 처음부터 공항 입지 후보에서 제외시켰다. 또 여기에 해당하지 않더라도 자연경관을 해치거나 생태계 혹은 지하수 등 자연훼손을 최소화하는 지역을 최우선 입지로 고려했다.


총 8억원을 들여 지난해 12월부터 약 1년간 사전타당성 용역도 진행했다. 이를 통해 결정된 제2공항 입지는 서귀포 성산읍 신산리. 이 일대에 495만㎡ 규모의 활주로 1본(길이 3200mㆍ폭 60m)짜리 제주 제2공항이 들어서게 됐다. 신산리 일대는 제주 동남쪽으로 80㎞ 지점의 해안으로 장애물(한라산)을 피할 수 있다는 점도 고려됐다.


[新명당은 돈벼락]제주 제2공항에 돈이 먼저 날아오르는 까닭 제주 제2공항이 들어설 서귀포 성산읍 신산리 위치도.


서훈택 국토부 항공정책실장은 "제주도 전체에 걸쳐서 유네스코 환경보전지역과 곶자왈 등 그리고 관리보전지역들을 최우선으로 검토했다"며 "이 중 신산지역이 생태계 보전지역과 겹치지 않아 환경에 저촉되는 부분이 적다"고 말했다.


환경성을 최우선으로 고려한 신공항의 일자리 창출과 지역개발, 관광객 증가 등 경제효과는 7년 동안 2조764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사업비는 최소화했다. 당초 국토부는 ▲기존 공항 활주로 확대 ▲기존 제주 공항 폐쇄하고 특정지역에 활주로 2본을 갖는 공항 건설 ▲기존 공항을 사용하면서 활주로 1본 신공항 건설 등 세 가지 안을 고려했다. 하지만 기존 공항 활주로 확대는 9조원이라는 막대한 사업비가 들어 제외됐다. 결국 총 사업비 4조1000억원이 드는 3안이 선택된 것이다.


제주 공항 입지 발표 소식에 성산읍 일대 땅값은 치솟았다. 경매 물건들은 최초 감정가보다 보통 4배 높게 팔려나갔다. 성산읍 일대가 공항부지로 결정된 뒤 토지거래허가구역에 묶여 현재 토지 구매방법이 경매밖에 없을 정도로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현재 우리나라엔 중추공항인 인천국제공항과 김포와 청주, 김해, 제주 등 6곳의 거점 공항 그리고 원주, 양양, 여수, 사천 등 8곳의 일반 공항이 있다. 이 중 88개의 항공사가 194개 도시를 취항하며 연간 이용객이 4500만명을 넘어서는 등 인천국제공항은 대표적인 성공적 입지선정 사례로 꼽힌다. 대외적으로도 '세계 최고 공항상' '세계 최고 공항면세점상' 그리고 세계 공항 서비스평가에서 10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


인천국제공항의 경우 당초 수도권지역에 대한 전반적인 검토를 통해 총 22곳의 예비후보지가 선정됐었고 최종 입지 후보로 영종도와 시화지역이 선정됐었다. 영종도가 시화지역을 제치고 최종 입지로 선정된 주요한 요인은 서울 중심으로부터 거리가 짧다는 점과 김포공항과의 연계 운영 측면에서 유리하다는 점이었다. 시화에 비해 수심이 얕아 매립공사비가 저렴하다는 점도 고려됐다.


인천국제공항의 성공은 주변지역의 발전으로 이어졌다. 송도 경제자유구역과 청라 국제도시, 영종 하늘도시 등이 하루가 다르게 조성되고 있다. 송도는 동아시아 국제 업무 교류 거점도시로 인구 25만명을 목표로 계획돼 개발이 한창이다. 이곳은 국제학교와 외국기업 등이 즐비하게 들어서며 국제도시로서의 면모를 드러내고 있다. 도심형 복합쇼핑몰이 들어설 예정으로 인천국제공항의 수송인프라를 통한 경제적 파급효과도 누리고 있다. 청라의 경우 국제 금융도시로 인구 9만명을 목표로 개발이 상당 부분 진척돼 있다.


이에 비해 무안과 양양국제공항은 실패 사례로 꼽힌다. 무안의 경우 광주ㆍ목포공항을 대체하기 위해 만들어졌지만 광주공항을 그대로 두면서 수요 예측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수요가 공항의 성패를 가른 셈이다.


이범현 국토연구원 박사는 "공항 입지는 기본적으로 기존 공항과의 관계성이 중요하다"며 "인천의 경우 기존 공항의 포화로 확충 필요성에 따라 만들어져 수요가 충분했고 입지 측면에서는 김포공항과의 연계가 뛰어난 곳이라는 점이 성공 요인이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주상돈 기자 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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