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니커 132% 급등
[아시아경제 임철영 기자]닭고기주가 중국 수출 기대감에 들썩이고 있다. 지난달 한ㆍ중 정상회담에서 농림수산식품부ㆍ식품의약품안전처가 중국 중국 품질시험 검사기구 '국가질량감독검험검역총국'과 한국산 삼계탕을 비롯해 쌀과 김치 등에 대한 검역ㆍ검사조건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는 소식이 기폭제로 작용했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마니커의 주가는 지난달 30일부터 급등하기 시작해 132% 넘게 올랐다. 마니커의 주가는 지난 3일 가격제한폭까지 오른데 이어 11일에도 상한가를 기록, 동전주에서 탈피했다. 한 때 시가총액이 1000억원을 웃돌기도 했다.
거래량도 크게 늘었다. 주가가 500원대를 오가던 지난 3분기까지만 해도 하루 거래량은 대부분 수십만주 수준이었으나 지난달 말 2000만주를 넘어섰고, 이달 11일과 12일 각각 1600만주, 5700만주를 기록했다.
하림과 동우 주가도 들썩이고 있다. 하림은 지난 2일과 3일 25%넘는 상승폭을 기록하며 약 6개월만에 주당 5000원선을 회복했다. 동우가 역시 변동폭이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지난 2일 한때 5000원선을 회복하기도 했다.
다만 이번 양해각서 체결이 육계산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고, 검역 조건 역시 예상보다 까다로울 것이라는 우려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양해각서에 따르면 중국에 삼계탕을 수출하기를 희망하는 업체는 먼저 등록을 하도록 했고, 재료인 닭고기는 조류인플루엔자 등 질병이 없었던 지역에서 조달한 고기로 제한했다.
부진한 실적으로 기초체력이 약하다는 점도 추가적인 주가 상승에 발목을 잡을만한 요소다. 마니커의 올해 연결 반기기준 누적 영업손실 규모는 19억원, 당기순손실 규모는 36억이다. 지난해 비해 적자폭이 개선됐지만 주가 상승을 위한 확실한 실적 모멘텀이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하림은 지난해 적자에서 올해 흑자로 돌아섰으나 2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27억원 이상 줄어든 41억원, 당기순이익은 50억원 이상 감소한 31억원에 불과했다.
증권사 한 투자전략팀장은 "이번 중국과의 양해각서 체결이 해당 품목의 수출 길을 열어준 것은 사실이지만 실제로 얼마나 기여할지는 두고 봐야 한다"며 "이벤트에 대한 기대감으로 거래량이 늘고 주가 변동폭이 커진 가운데 안정적인 주가 상승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실적 개선이 선행돼야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임철영 기자 cylim@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