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쏟는 판매왕… 현대자동차 판매왕 임희성 공주지점 영업부장
[아시아경제 배경환 기자] 수입차 연간 판매 20만 시대를 앞두고 있지만 하루에 1대 이상씩 국산차를 팔아온 영업의 달인들이 있다. 그들은 영업을 '씨앗 뿌리기'와 같다고 말한다. 당장의 수확을 거두기는 힘들지만 분명 뿌린 대로 거둘 수 있어서다. 특히 국산차를 대표하는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의 내수 점유율이 70%에 이어 65%선까지 위협받는 상황에서 이들의 활약은 더욱 빛이 난다. 이들의 활동에 본사가 주목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들이 전하는 현장의 소비자 반응, 시장 분위기는 바로미터가 된다. 각사가 내놓는 주력 모델, 타깃 수요층은 다르지만 현대차그룹이라는 한 지붕에서 이들이 벌이는 경쟁 역시 관전 포인트다. 매일매일 신기록을 세워가는 이들의 판매 노하우를 들어본다.
현대자동차 판매왕 임희성 부장(공주지점)이 하루에 만나는 고객은 20명이 넘는다. 고객과 미팅이 없는 중간중간에는 150여통의 전화 통화를 한다. "일분일초 최선을 다하는 자세가 결과가 끌어낸다"는 게 임 부장의 마음가짐이다.
시작은 쉽지 않았다. 공주고를 꼴찌로 졸업한 후 들어간 2년제 대학은 전공이 마음에 들지 않아 중도 포기했다. 이후 서울 가락동 청과시장과 농협에서 일용직 가스배달, 주유소 기름 배달을 거치고서야 지금의 기회를 맞았다.
판매 노하우를 묻는 질문에 '준비'라는 임 부장의 답변은 간단하면서도 명쾌하다. 매일 아침 5시30분에 아침을 맞는 임 부장은 새벽 출근 후 타임 테이블을 정리한다. 출고와 차량인도, 고객상담 등 3개의 축으로 시간을 나눈 후 회사 캠페인과 고객의 생일, 기념일을 챙기는 게 몸에 밴 습관이다.
차량을 구입했던 고객의 교통사고 연락을 받고 찾아간 현장에서 가해차량 운전자까지 같이 살핀 결과, 몇 년후 가해자는 물론 가해자의 지인까지 고객이 됐다. 인도금을 받으러 고객의 집으로 찾아간 날 쓰러진 가족을 응급실로 데려간 사연, 사고로 목숨을 잃은 고객의 장례를 직접 치른 일도 매순간 전력에 임하는 임 부장이 경험한 것들이다.
6년 연속 판매왕에 오를 수 있던 또 다른 비결로는 '리듬감'을 꼽았다. 임 부장은 업무 흐름을 깨지 않기 위해 입사 이래 1박 이상의 일정으로 여행을 가본 적이 없다. 남들과 똑같이 일하고 똑같이 쉬면서 최고의 성과를 기대하는 것은 결국 '운'에 기대는 것과 같다는 게 임 부장의 논리다.
실제 임 부장은 2004년 전국 판매순위 10위권에 첫 진입 후 2년만에 3위에 오른 데 이어 2009년부터는 1위 자리를 뺏기지 않고 있다. 올해도 400여대 이상의 판매고를 유지하며 1위 자리를 예약한 상태다.
자동차 영업사원에 대한 조언도 잊지 않았다. 임 부장은 영업사원 3대악으로 ▲게으름 ▲초조함 ▲얼굴에 자기감정이 묻어나는 일을 꼽았다. 실적이 오르지 않는 것은 게으름 때문이고, 자기 반성없이 초조해하면서 감정을 드러내는 것이야말로 고객의 신뢰감을 떨어뜨리는 지름길이라는 얘기다.
수입차에 밀려 설자리를 잃고 있는 국내 자동차 업계에 대해서는 크게 우려하지 않았다. 임 부장은 "수입차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한번쯤은 타보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지만 최근 연비문제에다 서비스센터부족, 차량유지비용, 사고시 길어질 수밖에 없는 수리기간과 과대수리비청구 등 우리나라 고객들의 성향과는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의 최종 목표는 8000대다. 영업사원을 하는 동안 8000대의 차를 팔겠다는 각오로 휴대폰 뒷 번호 역시 8000으로 정했다. 임 부장은 "고객과의 문제 발생시에는 부족하고 잘못된 부분은 잘못했다라고 먼저 시인하고 신속히 처리하는 게 고객을 사로잡는 1순위"라며 "충성고객을 보호하기 위한 구매부터 A/S까지의 밀착관리가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배경환 기자 khba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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