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 극대화→시장가치…미래성장 지원 확대
[아시아경제 강구귀 기자] 산업은행이 비금융자회사의 매각을 앞으로 3년간 적극적으로 추진한다. 정책금융 지원의 장기화를 막기 위한 조치다. 이를 위해 금융당국은 기존 매각가치 극대화 원칙에서 시장가치·신속매각 원칙으로 바꾸기로 했다.
금융위원회는 1일 ‘기업은행·산업은행 역할 강화’를 발표하고, 내년부터 산은의 비금융자회사 매각을 3년간 적극적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대상은 5년 이상 투자기업(출자전환 6개, 중소벤처 86개)과 정상화된 기업이다. 원활한 매각을 위해 꺼낸 카드는 시장가치매각 원칙이다.
◆시장가치매각 원칙도입= 그동안 정책금융기관은 가지고 있는 기업 민영화에 소극적이었다. 민영화 시 시장에서 경영권에 대한 기대심리로 통상 주가가 상승한다. 하지만 이를 두고 헐값 매각·배임 문제가 제기돼왔다. 이를 피하기 위해 매각가치 극대화를 기다리다가 매각 시기를 놓치는 일이 빈번했다.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시장가치매각이라는 원칙을 세우고 집행과정에서 매각계획에 포함된 기업 매각시 임직원 면책을 주기로 했다. 이를 위해 홍기택 회장, 임원을 포함해 사외이사 외부 전문가가 참여하는 자회사관리위원회(가칭)도 신설된다. 비금융자회사의 취득, 관리, 매각 등 전 과정을 관리한다.
◆미래성장동력 기업에 자금 우선 배분= 경기민감 산업의 비중은 낮추고 미래성장동력 기업에 대해서는 자금을 우선적으로 배분한다. 경기민감 산업은 조선, 해운, 건설, 석유화학, 철강, 자동차 등 업종으로 기은·산은의 대출규모는 55조4000억원(은행권 전체 대출 중 32.9%)이다. 미래성장동력 기업에 대해 산은은 연간 기준 2014년 13조5000억원에서 2018년 20조원 이상, 기은은 같은 기간 29조6000억원에서 33조원 이상으로 늘린다. 미래성장동력기업 분야는 지능형로봇, 착용형스마트기기, 스마트바이오, 신재생하이브리드 등 19대 분야가 꼽힌다. 미래성장기업을 뒷받침하기 위해 IB(투자은행) 기능도 개편된다. 기은은 내년 1분기부터 자회사 IBK투자증권을 중기특화 증권사로 육성한다. 산은의 IB 기능은 미래성장, 해외진출, 통일금융 기능을 중심으로 확대 개편한다. 우량등급 회사채, 상업적 일반부동산 투자 등 시장 마찰을 야기하는 상업적 목적의 IB 기능은 축소한다.
◆기은 창업 성장 초기·산은 중견기업 위주로 조정= 기은과 산은의 지원기능은 기업의 성장단계에 맞춰 조정된다. 기은은 창업 성장 초기 지원을 연간 기준 2014년 9조1000억원(19.8%)에서 2018년 15조원(30%)으로 학대한다. 연간 1000개 이상 중소기업에 컨설팅을 지원할 계획이다. 올해 신설한 벤처금융팀 등을 통해 직간접 투자도 단계적으로 약 2배 확대한다. 산은은 대기업 위주에서 중견기업·예비중견기업 위주로 지원을 확대한다. 중견기업에 대한 지원은 같은기간 21조6000억원(35%)에서 30조원(50%)으로 늘어난다. 중견후보 육성프로그램을 강화해 기업의 성장지체(피터팬 증후군)을 방지한다. 창업·벤처기업에 대한 공동투자와 간접투자도 확대한다. 2014년 4621억원(공동투자 222억원, 간접 4399억원)에서 2018년 5500억원 이상 늘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강구귀 기자 nin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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