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주 자본비율 목표치도 12.5%로 상향조정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독일 최대 은행 도이체방크가 올해와 내년 배당을 지급하지 않기로 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도이체방크 임원진은 이날 회의를 마친 후 향후 3~5년 비용 절감 계획의 개요를 공개했다. 도이체방크 임원들은 29일 추가 세부 논의를 진행한 후 이날 존 크라이언 공동 최고경영자(CEO)가 최종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최종안에는 증자 없이 자본 비율을 높이는 계획과 이를 위해 대규모 감원 등 고강도 비용 절감 계획이 담길 것으로 예상된다.
도이체방크는 28일 대강의 계획을 공개하면서 올해와 내년 배당 지급을 중단하고 2017회계연도에 배당 지급을 재개하는 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도이체방크는 2차 세계대전 후 꾸준히 배당을 지급해왔다.
도이체방크는 2018년 말까지 보통주 자본비율(CET1·common equity Tier 1 ratio)도 최소 12.5%로 높일 것이라고 밝혔다. 크라이언의 전임자였던 안슈 자인 전 CEO는 CET1 비율 목표치를 11%로 잡았다. 6월 말 현재 도이체방크의 CET1 비율은 11.4%다. 이미 자인 전 CEO의 목표치를 달성한 셈이지만 다른 경쟁 은행들에 비해서는 낮은 수준이다. 블룸버그 통계에 따르면 6월 말 기준으로 유럽 상장 24개 대형 은행의 CET1 비율은 12%다. 게다가 도이체방크는 CET1 비율이 9월 말 기준으로는 약 11%로 떨어질듯 하다고 밝힌바 있다.
도이체방크는 올해 상반기에 비용 부담이 전체 매출의 84%인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도이체방크는 이 비율을 2018년에 70%, 2020년에 65% 수준으로 낮출 계획이다. 또 2018년까지 비이자비용을 220억유로 이하로 줄일 것이라고 밝혔다. 이자 비용을 포함한 지난해 도이체방크의 비용은 277억유로였다.
모닝스타의 세바스티엔 피존 애널리스트는 "크라이언 CEO가 비용에 상당히 강경한 태도를 보일 것으로 보인다"며 "사실상 수익성을 개선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직원들에게는 고통스럽겠지만 더 많은 자본과 비용 절감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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