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부가가치 선박 물량 많아…29일 채권단 정상화방안 발표
[아시아경제 강구귀 기자]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채권단의 실사 결과가 ‘내년 흑자 전환’으로 결론이 내려졌다. 이같은 근거로 29일 채권단은 대우조선의 경영 정상화 방안을 발표한다.
28일 채권단 관계자는 “대우조선의 수주 잔량을 고려했을 때 턴어라운드(실적개선) 되는 속도가 생각보다 빠를 수 있다”며 “공사손실충당금으로 반영됐던 부분이 다시 들어와 내년부터 흑자로 전환될 것”이라고 밝혔다. 공사손실충당금은 정기적으로 역마진이 날 금액을 평가해 손실로 처리하는 비용을 말한다. 보통 조선업은 선박을 계약할 때 일부 자금을 받고 인도시 남은 금액을 받는데 선박 제조 과정에서 유가와 환율 등의 변수로 계약 당시보다 수익이 줄어들 수 있다. 이를 회계에 미리 반영하는 것인데 대우조선의 경우 역마진 규모가 크지 않다고 채권단은 판단한 것이다.
대우조선이 고부가가치 선박에 대한 수주 물량을 많이 확보하고 있다는 것도 내년 흑자 전환의 판단 근거로 작용했다. 특히 액화천연가스(LNG)와 벙커씨유를 사용하는 엔진을 적용한 선박 24척 중 22척이 내년에 인도된다. 인도 대금을 내년에 한꺼번에 확보할 수 있는 것이다. 올 하반기부터 내년 상반기까지 드릴십 등 시추설비도 11척 인도된다. 인도와 동시에 발주처로부터 받게되는 대금은 척당 약 5000억원. 내년 상반기까지 11척의 시추설비를 인도할 경우 약 5조5000억원의 현금이 유입된다.
이같은 실사 결과를 토대로 주채권 은행인 산업은행은 29일 이사회를 열어 ‘4조 + 알파’를 지원하는 것을 골자로 한 대우조선 정상화 지원 방안을 결의한다. 산은 단독으로 유상증자 1조원을 지원하고 수출입은행과 공동으로 3조원 가량의 신규 대출을 지원한다는 내용이다. 출자전환 규모를 2조원으로 확대할 가능성도 있다. 이렇게 되면 대우조선의 부채 비율은 500% 밑으로 떨어진다. 또한 시중은행의 대출만기연장 , 5조원 규모의 선수금환급보증(RG) 한도확대 등의 지원책도 추가된다. RG는 발주사가 선박이 계약대로 만들어지지 못했을 때를 대비해 조선사에 선급금을 주면서 요청하는 보증이다. 채권단 관계자는 “시장에서는 대우조선이 STX조선과 같은 절차를 밟을 것으로 우려하는 시각이 있지만 수주잔량 등을 고려하면 대우조선의 실적개선이 예상보다 빨리 이뤄질 수 있다는 것이 채권단의 실사 결과”라고 말했다. 한편 대우조선은 올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 9조2916억원, 영업손실 4조3003억원, 당기순손실 3조8275억원을 기록했다.
강구귀 기자 nin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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