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보사 중 처음, 보유 주식 모두 팔아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메리츠화재는 지난달 보유한 서울보증 주식 전량(0.14%)을 주당 8만3000원에 싱가포르투자청에 매각했다. 40억원이 넘는 규모다. 업계 관계자는 "메리츠화재와 싱가포르투자청간 매각이 최근 마무리됐다. 메리츠화재가 자산운용 차원에서 매각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보증은 지난 1998년 외환위기 사태 당시 대한보증과 한국보증의 합병으로 설립된 금융회사다. 예금보험공사는 1997년 삼성자동차 회사채 등 투자 자산 부실로 파산 위기에 몰린 서울보증에 공적자금 10조2500억원을 투입하면서 지분의 93.85%를 가지고 있다. 대한보증은 1969년 2월 보험사들의 출자로 설립됐으나, 이후 합병과 감자를 거쳐 보험사들의 지분율도 축소됐다. 현재 서울보증 주주는 예보 외에도 삼성생명 2%, 현대해상 0.29%, 동부화재 0.28%, KB손보 0.25%, 흥국화재 0.16%, 한화손보 0.11%, 롯데손해보험 0.11%, MG손보 0.01% 등이 있다.
이번 메리츠화재의 서울보증 주식 매각은 저금리로 악화된 보험사들의 경영환경과 연관된다. 자산 유동화를 통해 재무건전성 확보가 필요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주식 매각으로 재무건전성을 강화하려는 다른 보험사들의 매각 움직임도 점쳐진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전체 보험회사의 RBC(지급여력)비율은 278.2%로 전분기보다 23.8%포인트 하락했다. RBC비율은 보험사 재무건전성을 측정하는 지표다. 5년 앞으로 다가온 국제회계기준(IFRS4) 2단계 도입도 이번 매각에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다. 보험사 부채를 원가가 아닌 시가로 평가하는 IFRS4 도입으로 보험사들의 재무건전성 악화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IFRS4 도입 등으로 재무 건전성을 압박받는 보험사들이 현금을 늘리기 위해 보유 중인 주식을 매각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밝혔다.
강구귀 기자 nin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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