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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도 꼼짝못한 보이스피싱…친구 계정 해킹하고 전화로 돈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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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도 꼼짝못한 보이스피싱…친구 계정 해킹하고 전화로 돈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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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강구귀 기자] #최근 페이스북 메세지를 통해 친구의 연락을 받았습니다. 5만원만 지인의 계좌로 송금해달라는 내용입니다. 친구가 해외에 있는 상황에서 결혼식 축의금을 보낼 수 없다는 이유입니다. 계좌번호는 지인 통화를 통해 전달하겠다고 했습니다. 평소 알고 지냈던 친구였기에 “그러겠다”고 답했습니다. 해외에 로밍을 하지 않고 갔다면 통화가 아니라 페이스북 메시지로 부탁을 남길만 하다고 생각이 들어서입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걸려온 전화는 친구의 지인임을 말하며 은행 계좌번호를 전달했습니다.

문제는 돈을 입금하고 나서였습니다. 친구가 한참이 지나도 돈을 돌려주지 않았던 겁니다. 그냥 친구에게 돈을 줬다고 생각하며 넘어갔습니다. 그 후 어느 날 친구에게 “페이스북 계정이 해킹당했다”는 말을 듣게 됐습니다. “축의금을 대신 보낸 것을 알고 있느냐”는 질문에 “그렇게 요청한 적이 없다”는 말만 돌아왔습니다. 입금한 계좌는 확인해보니 대포통장이었습니다.


보이스피싱은 나이 든 사람들이 취약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사실은 젊은 2030 세대의 피해가 더 큽니다. 2030 세대는 다른 세대보다 인터넷 사용이 많아 전화번호 등 개인정보의 노출 빈도가 잦기 때문입니다. 사기범들에게 접근의 빌미를 제공하는 셈입니다. 국회 안전행정위원회의 조원진 의원(새누리당)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 3~8월 집계된 연령대별 보이스피싱 현황에서 20대의 피해건수가 1428건(33.0%)으로 가장 많았습니다. 30대 1055건(24.4%)을 합치면 2030 피해가 전체의 57.4%를 차지합니다.


이런 보이스피싱을 막으려면 “대포통장·사기 사건에 연루됐다”며 검찰·경찰을 사칭하는 전화를 의심해봐야 합니다. 오래 통화할 것도 없이 바로 끊으면 된다. 통화 내용이 믿을 만하다고 판단되면 상대방의 소속, 직급, 이름을 메모한 뒤 소속 기관에 전화를 걸어 신원을 꼭 확인해야 합니다.


인터넷 사이트 주소를 불러주며 접속을 요구하는 것도 대표적인 사기 수법입니다. 특히 행정 기관 사이트에 접속을 요구하는데 우리 정부 기관 사이트는 주소(도메인)가 'go.kr'로 끝납니다. 이름과 주민번호 등 개인정보를 입력하는 것도 절대 안됩니다.




강구귀 기자 nine@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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