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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골프열전] '각하 打' 성격 나오시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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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희 '1퍼팅 OK', 전두환 '속사포', 노태우 '골프공화국', 노무현 '머피의 법칙'

[대통령 골프열전] '각하 打' 성격 나오시네 박근혜 대통령(가운데)이 팀 핀첨 PGA투어 커미셔너(왼쪽)을 만나 2015 프레지던츠컵 명예의장직을 수락했다. 사진=PGA투어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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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시타를 한다고?"

오는 8일 인천 송도의 잭니클라우스골프장에서 개막하는 미국과 세계연합의 대륙간 골프대항전 프레지던츠컵을 앞두고 소문이 무성하다. 박 대통령이 명예의장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낭설이다. 이 대회는 시타나 프로암 등의 공식 행사가 없다. '골프마니아'로 소문난 미국 대통령들 역시 시타를 하지 않았다. 박 대통령은 더욱이 골프를 치지 않는다.


국가 행정수반이 명예의장을 맡는다는 관례는 수락했지만 개막식 참석도 아직은 불투명하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2013년 미국 오하이오주 더블린 뮤어필드빌리지에서 열린 대회에 불참했다. 프레지던츠컵을 맞아 한국 역대 대통령과 골프에 얽힌 이야기를 살펴봤다. 박 대통령의 아버지 박정희 전 대통령이 골프를 즐겼다는 대목이 흥미롭다.

▲ '한국 골프의 초석' 이승만= 1953년 한국 골프장의 효시라 할 수 있는 군자리코스(현 어린이대공원)를 복원시켰다. 이순용 당시 외자관리청장은 "미군 고위 장성들이 골프를 치러 일본 오키나와로 간다는 말을 듣고 코스를 복구해 보라고 지시했다"고 소개했다. 전력 공백을 방지하기 위한 고육지책이었던 셈이다. 군자리코스가 지금의 서울골프장이다. 이 전 대통령은 후일 한국아마추어골프대회를 창설하고, 시상까지 했다.


[대통령 골프열전] '각하 打' 성격 나오시네 박정희 전 대통령이 1966년 제주골프장 개장 당시 시타하는 장면. 사진=국가기록원


▲ '1퍼팅 OK' 박정희= 최고회의 의장시절인 1962년 한장상 프로에게 골프를 사사했다. 장충동 의장 공관에 길이 15m, 폭 10m의 간이연습장에서다. '1퍼팅 OK'는 박 전 대통령이 "허리를 구부리는 퍼팅은 몸에 부담이 된다"라고 말한 게 출발점이다. 한 프로는 "거리가 아무리 멀어도 퍼팅은 딱 1번씩만 했다"고 소개했다. 라운드 후에는 주위 사람들과 어울려 막걸리를 마시며 담소를 나누는 것을 좋아했다.


▲ '속사포골퍼' 전두환= 역대 대통령 가운데 최고수다. 70대 스코어를 작성했고, 셋업에 들어가면 곧바로 샷을 하는 등 빠른 플레이가 성격을 그대로 드러냈다. 교습가 배석우씨는 "장타를 때리고, 롱아이언 샷 등 기량이 상당하다"고 평가했다. 재임 시 청남대에 9홀 플레이가 가능한 미니골프장을 만들 정도로 골프에 강한 애착을 보였다. 라운드시 앞뒤 홀을 비워 이른바 '대통령 골프'란 신조어를 만들었다.


▲ '골프공화국' 노태우= 9사단장에 취임하면서 골프에 입문했다. 이후 체육부장관과 민정당 대표, 청와대 입성과 함께 '골프광'의 대열에 들어섰다. 보기플레이어, 퍼팅에 공을 들이는 신중한 스타일로 유명했다. 청와대 골프연습장을 애용했고, 부인 김옥숙 여사도 이때 골프에 재미를 붙였다는 전언이다. 골프장 인허가권을 청와대에서 시, 도지사로 위임해 골프공화국을 만든 주역이다. 인허가를 받은 골프장만 140개에 달했다.


▲ '골프금지령' 김영삼= 취임 직후 곧바로 '골프금지령'을 내렸다. 청와대 골프연습장이 철거됐고, 청남대 미니골프장은 무용지물이 됐다. 골프계로서는 사상 초유의 회원권 투매 현상이 나타나는 등 암흑기다. 골프장에서 정권을 창출했다는 게 아이러니다. 1989년 통일민주당 총재 신분으로 안양골프장에서 김종필 자민련 명예총재와 골프회동을 가졌고, 이듬해 민자당을 포함한 '3당 합당'이 완성됐다.


[대통령 골프열전] '각하 打' 성격 나오시네 역대 대통령 최고수 전두환 전 대통령의 호쾌한 드라이브 샷.


▲ '부정에서 긍정으로' 김대중= 야당총재 시절 "골프장을 모두 없애 논밭을 만들어야 한다"라고 할 정도로 부정적인 이미지가 강했다. 재임 시에는 그러나 오히려 골프에 우호적이었다. 1997년 대선을 치르는 과정에서 보수층을 의식해 골프대중화를 강조했고, 이후 긍정적으로 변신했다. 골프를 치지는 않았지만 "대중골프장을 많이 조성해 싼 값에 골프를 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 '머피의 법칙' 노무현= 해양수산부 장관 시절 부인 권양숙 여사의 권유로 골프를 시작했고, 첫 라운드 후 "골프는 참 재미있는 운동"이라고 골프 예찬론을 펼쳤다. 초기에는 골프에 대해 이런저런 연구를 할 정도로 공부를 거듭했고, 평균 90대를 쳤다. 재임 시에 이해찬 총리의 '산불 수난', 충남 계룡대에서 군 수뇌부와 골프를 친 직후 총기난사사건 등 골프만 치면 일이 꼬이는 '머피의 법칙'으로 수난을 당했다.


▲ '강호의 고수' 이명박= 장타자에 실제 2005년 79타를 기록한 적이 있는 숨은 고수다. 골프계는 사실 최고경영자(CEO) 출신 대통령에 대한 기대가 컸다. 개별소비세 등 각종 규제 해결을 내다봤다. 하지만 예상 밖의 골프금지령으로 실밍아 더 컸다. 조지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의 동반 라운드를 사양한 일화를 만들었다. 퇴임 후에는 가끔 골프를 즐기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golf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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