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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정치에서도 진상필 의원 通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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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어셈블리 국회의원 진상필, 현실 정치에서도 가능할까②

지난 17일 국회의원과 보좌진을 소재로 다룬 KBS 드라마 어셈블리가 끝났다. 용접공 출신의 실직자가 어쩌어찌 국회의원이 되어 좌충우돌 활약을 펼치는 이야기는 드라마를 본 시청자들로부터 많은 호평을 받았다. 드라마는 진상필(정재영 분) 의원이라는 가상의 인물을 통해 정치가 현실 속 정치는 짜증과 고통의 대상이 아닌 감동과 구원의 공간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줬다. 단 한명이라도 진상필 같은 의원이 우리 국회에서 일하기를 바란다면 지나친 바람일까? 진상필 같은 국회의원이 현실에서도 가능할 수 있는지 살펴본다.


[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 국회에 처음 들어가 의정활동을 시작하는 국회의원들은 국민을 위한 정치를 꿈꿨을 것이다. 올바른 뜻과 열정을 가진 국회의원은 시작처럼 제대로 된 의정활동을 펼칠 수 있을까? 답은 쉽지 않다. 국회의원 한 개인이 활약을 펼치기에는 제약이 많기 때문이다.

드라마 어셈블리에도 소개됐지만 국회의원이 법을 만들기 위해서는 10명의 동의가 필요하다. 발의한 의원이 대표 발의자가 되지만 서명에 동참한 의원 역시 발의자가 된다. 박근혜 대통령이 국회의원 시절 공동발의한 국회법 개정안 때문에 곤욕을 치른 것처럼 의원들이 법안 발의에 서명한 것은 일정한 책임감이 따른다. 이 때문에 아무법이나 무턱대고 사인해주지 않는다.


예를 하나 들어보겠다. 현행 공직자윤리법은 공직자의 재산신고를 의무화하고 있다. 하지만 이 제도에는 맹점이 있다. 비상장주식회사의 경우 액면가로 표시하는 부분이다. 실제 가치가 반영되지 않아 엄청난 재산일 수 있는 주식이 액면가로 표기함에 따라 재산이 축소할 수 있게 하는 대목이다. 이같은 문제점을 바꾸기 위해서 과거 김재연 통합진보당 전 의원은 공직자윤리법 개정안을 제출하려 했다. 상속세와 증여세 등에서 비상장주식회사의 가치를 파악하는 방법을 이용해 공직자재산신고에서도 공직자의 비상장주식의 실제 가치를 드러내게 하자는 것이다. 공직자재산 공개는 물론 선출직 공직자의 재산신고에서도 위력을 발휘할 수 있는 이 법안은 사실 국회에 제출되지도 못했다. 여러 이유가 있지만 가장 큰 것은 법안 발의에 필요한 10명의 동료의원 서명을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국회는 흔히 표로 승부하는 곳으로 여겨지지만 사실 타협과 협상의 과정으로 운영되는 경우가 더 많은 곳이다. 하지만 이 협상과 타협의 주체는 개별 의원이 아니라 20석 이상의 의석을 보유한 교섭단체, 당이다. 통상 법안 등의 협상의 경우에 해당 상임위 간사간 협의를 거쳐 정해지지만 사안이 중대한 경우에는 지도부간 협의로 넘어가는 식이다. 당 지도부와 개별 의원의 생각이 다르다면 싸우는 수밖에 없다.


국회 법안의 경우 발의-상임위 상정-소위 회부-소위 심사-상임위 의결-법사위 심의-본회의 표결 등의 절차를 거친다. 이같은 절차 속에서 1명의 개별 의원만으로는 할 수 있는 영역은 극히 제한적이다. 상임위 배정에서부터 법안 제출 심사 표결 모두 거대 정당의 조율과정에서 결정된다. 정당에 소속된 의원은 결국 소속 정당을 설득하는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 정당은 엄격한 기율 속에서 운영되고 있다. 특정 사안이 있을 때마다 반란표, 이탈표 발생 여부가 언론의 관심사가 된다는 것은 역으로 얼마나 당론이 영향력이 센지를 말해주는 것이다. 개개인이 독립된 헌법 기관인 국회의원이 이처럼 당론에 영향을 받는 것은 정당이 재선 등에 있어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당의 칼자루를 쥘 수 있는 이유는 지역 예산 등에 있어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예결위 배치여부에서부터 공천권 등에 이르기까지 정당이 행사할 수 있도록 보복할 수 있는 부분이 많기 때문이다. 과거 한 의원은 씁쓸한 고백을 하기도 했다. 해당 상임위 간사인 그는 "자신의 소관 상임위 법안의 경우 빨리 투표를 한다"고 말했다. 그 이유에 대해 그는 "의원들이 찬성을 눌러야 할 지 반대를 눌러야 할 지 모를 때가 되면 소관 상임위 간사가 어떤 입장을 취했는 지를 보고난 뒤 표결을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개별 의원이 정당의 거수기가 된 순간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각각의 의원이 성실한 의정활동을 하기 위해서는 의원의 자율적인 판단이 높아져야 한다. 개별 의원이 스스로 판단으로 의정할 수 있다면 의원은 지역구 활동이 아니라 의정활동을 통해 차별화를 도모할 수 있을 것이다. 법안에 대해 엉터리 표결을 하는 의원, 부실한 입법활동을 하는 것이 지역구민의 심판을 받을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 국회의원의 성실한 의정활동이 지역구내 활동 못지 않게 재선의 든든한 기반이 될 수 있을 때 의원들은 '진상필'같은 의원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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