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현실정치에서도 진상필 의원 通할까

시계아이콘02분 10초 소요
언어변환 숏뉴스
숏 뉴스 AI 요약 기술은 핵심만 전달합니다. 전체 내용의 이해를 위해 기사 본문을 확인해주세요.

불러오는 중...

닫기

드라마 어셈블리 국회의원 진상필, 현실 정치에서도 가능할까②

지난 17일 국회의원과 보좌진을 소재로 다룬 KBS 드라마 어셈블리가 끝났다. 용접공 출신의 실직자가 어쩌어찌 국회의원이 되어 좌충우돌 활약을 펼치는 이야기는 드라마를 본 시청자들로부터 많은 호평을 받았다. 드라마는 진상필(정재영 분) 의원이라는 가상의 인물을 통해 정치가 현실 속 정치는 짜증과 고통의 대상이 아닌 감동과 구원의 공간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줬다. 단 한명이라도 진상필 같은 의원이 우리 국회에서 일하기를 바란다면 지나친 바람일까? 진상필 같은 국회의원이 현실에서도 가능할 수 있는지 살펴본다.


[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 국회에 처음 들어가 의정활동을 시작하는 국회의원들은 국민을 위한 정치를 꿈꿨을 것이다. 올바른 뜻과 열정을 가진 국회의원은 시작처럼 제대로 된 의정활동을 펼칠 수 있을까? 답은 쉽지 않다. 국회의원 한 개인이 활약을 펼치기에는 제약이 많기 때문이다.

드라마 어셈블리에도 소개됐지만 국회의원이 법을 만들기 위해서는 10명의 동의가 필요하다. 발의한 의원이 대표 발의자가 되지만 서명에 동참한 의원 역시 발의자가 된다. 박근혜 대통령이 국회의원 시절 공동발의한 국회법 개정안 때문에 곤욕을 치른 것처럼 의원들이 법안 발의에 서명한 것은 일정한 책임감이 따른다. 이 때문에 아무법이나 무턱대고 사인해주지 않는다.


예를 하나 들어보겠다. 현행 공직자윤리법은 공직자의 재산신고를 의무화하고 있다. 하지만 이 제도에는 맹점이 있다. 비상장주식회사의 경우 액면가로 표시하는 부분이다. 실제 가치가 반영되지 않아 엄청난 재산일 수 있는 주식이 액면가로 표기함에 따라 재산이 축소할 수 있게 하는 대목이다. 이같은 문제점을 바꾸기 위해서 과거 김재연 통합진보당 전 의원은 공직자윤리법 개정안을 제출하려 했다. 상속세와 증여세 등에서 비상장주식회사의 가치를 파악하는 방법을 이용해 공직자재산신고에서도 공직자의 비상장주식의 실제 가치를 드러내게 하자는 것이다. 공직자재산 공개는 물론 선출직 공직자의 재산신고에서도 위력을 발휘할 수 있는 이 법안은 사실 국회에 제출되지도 못했다. 여러 이유가 있지만 가장 큰 것은 법안 발의에 필요한 10명의 동료의원 서명을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국회는 흔히 표로 승부하는 곳으로 여겨지지만 사실 타협과 협상의 과정으로 운영되는 경우가 더 많은 곳이다. 하지만 이 협상과 타협의 주체는 개별 의원이 아니라 20석 이상의 의석을 보유한 교섭단체, 당이다. 통상 법안 등의 협상의 경우에 해당 상임위 간사간 협의를 거쳐 정해지지만 사안이 중대한 경우에는 지도부간 협의로 넘어가는 식이다. 당 지도부와 개별 의원의 생각이 다르다면 싸우는 수밖에 없다.


국회 법안의 경우 발의-상임위 상정-소위 회부-소위 심사-상임위 의결-법사위 심의-본회의 표결 등의 절차를 거친다. 이같은 절차 속에서 1명의 개별 의원만으로는 할 수 있는 영역은 극히 제한적이다. 상임위 배정에서부터 법안 제출 심사 표결 모두 거대 정당의 조율과정에서 결정된다. 정당에 소속된 의원은 결국 소속 정당을 설득하는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 정당은 엄격한 기율 속에서 운영되고 있다. 특정 사안이 있을 때마다 반란표, 이탈표 발생 여부가 언론의 관심사가 된다는 것은 역으로 얼마나 당론이 영향력이 센지를 말해주는 것이다. 개개인이 독립된 헌법 기관인 국회의원이 이처럼 당론에 영향을 받는 것은 정당이 재선 등에 있어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당의 칼자루를 쥘 수 있는 이유는 지역 예산 등에 있어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예결위 배치여부에서부터 공천권 등에 이르기까지 정당이 행사할 수 있도록 보복할 수 있는 부분이 많기 때문이다. 과거 한 의원은 씁쓸한 고백을 하기도 했다. 해당 상임위 간사인 그는 "자신의 소관 상임위 법안의 경우 빨리 투표를 한다"고 말했다. 그 이유에 대해 그는 "의원들이 찬성을 눌러야 할 지 반대를 눌러야 할 지 모를 때가 되면 소관 상임위 간사가 어떤 입장을 취했는 지를 보고난 뒤 표결을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개별 의원이 정당의 거수기가 된 순간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각각의 의원이 성실한 의정활동을 하기 위해서는 의원의 자율적인 판단이 높아져야 한다. 개별 의원이 스스로 판단으로 의정할 수 있다면 의원은 지역구 활동이 아니라 의정활동을 통해 차별화를 도모할 수 있을 것이다. 법안에 대해 엉터리 표결을 하는 의원, 부실한 입법활동을 하는 것이 지역구민의 심판을 받을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 국회의원의 성실한 의정활동이 지역구내 활동 못지 않게 재선의 든든한 기반이 될 수 있을 때 의원들은 '진상필'같은 의원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5.12.1510:17
    "눈에 띄게 달라졌다" 36억 투입해 '자동화·자원화' 확 달라진 도축장⑤
    "눈에 띄게 달라졌다" 36억 투입해 '자동화·자원화' 확 달라진 도축장⑤

    정부가 추진해 온 자유무역협정(FTA) 국내보완대책이 도축·가공 현장의 체질 개선으로 이어지고 있다. 부산·경남권의 핵심 거점인 부경양돈협동조합 통합부경축산물공판장과 대전·충남권의 대전충남양돈농협 산하 포크빌축산물공판장은 시설 현대화를 통해 생산성과 위생, 환경 성과를 동시에 끌어올리며 국내 축산물 경쟁력 강화의 실증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수입 축산물과의 경쟁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공판장의 역할이 단순

  • 25.12.1209:58
    '똥값의 역전'…70억 투입하자 악취 나던 분뇨가 돈이 됐다 ④
    '똥값의 역전'…70억 투입하자 악취 나던 분뇨가 돈이 됐다 ④

    정부가 추진해 온 자유무역협정(FTA) 국내보완대책이 제주 축산 현장에서 실질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제주 한라산바이오는 그 대표적인 사례로, 가축분뇨를 재생에너지와 비료로 전환하며 지역 축산업의 환경 기반을 바꾼 시설로 꼽힌다. 제주에서는 약 55만~60만마리의 돼지가 사육되며 하루 2500t 가까운 분뇨가 발생하는데, 한라산바이오는 이를 안정적으로 처리하고 자원화하는 데 핵심 역할을 하고 있다. 현장에서는 "분뇨가

  • 25.12.1108:51
    멀쩡한 사과 보더니 "이건 썩은 거예요" 장담…진짜 잘라보니 '휘둥그레' 비결은?③
    멀쩡한 사과 보더니 "이건 썩은 거예요" 장담…진짜 잘라보니 '휘둥그레' 비결은?③

    "자유무역협정(FTA) 국내 보완대책을 통해 설립된 '충주 거점 산지유통센터(APC)'는 단양과 제천, 음성, 괴산 등 충북 북부권에 위치한 농가 650곳에서 생산한 사과를 세척·선별·포장·출하하는 과실 전문 APC입니다. 생산단계부터 관리하고 사과 브랜드화를 통해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또 저온저장고와 선별기 등을 통해 비용을 줄여 농가엔 더 큰 수익을, 소비자들에겐 품질 좋은 사과를 안정적으로 공급하고 있습니다.

  • 25.12.1010:18
    고품질 韓 조사료 키워 사료비·수입의존도↓ ②
    고품질 韓 조사료 키워 사료비·수입의존도↓ ②

    59개 국가와의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이후 축산농가의 부담을 줄이고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정부의 국내보완대책 가운데 하나가 '조사료생산기반확충 사업'이다. 조사료는 볏짚이나 목초 등 거친 섬유질 위주의 사료로, 이 사업을 통해 국산 조사료의 생산·유통·가공 기반을 갖춘 지역 단위 가공·유통센터가 확충되면서 국산 조사료 품질과 시장 신뢰도가 눈에 띄게 개선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전북 김제에 위치한 전주김제

  • 25.12.0909:11
    "1인당 3500만원까지 받는다"…'직접 지원'한다는 FTA국내보완책①
    "1인당 3500만원까지 받는다"…'직접 지원'한다는 FTA국내보완책①

    올해 3분기 기준 한국은 22개의 자유무역협정(FTA) 발효를 통해 59개 국가와 FTA를 활용한 무역에 나서고 있다. 한국의 첫 FTA인 한-칠레 FTA가 발효된 2004년 4월 이후 약 21년 5개월 만의 성과다. 정부는 현재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 85% 수준인 FTA 네트워크를 글로벌 1위인 90%까지 더 넓고 촘촘하게 확충할 방침이다. FTA 네트워크 확대에 따라 한국의 수출 시장이 넓어진 만큼 수출액도 2004년 2538억달러에서 2024년 6836

  • 25.12.0607:30
    한국인 참전자 사망 확인된 '국제의용군'…어떤 조직일까
    한국인 참전자 사망 확인된 '국제의용군'…어떤 조직일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이현우 기자 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전했다가 사망한 한국인의 장례식이 최근 우크라이나 키이우에서 열린 가운데, 우리 정부도 해당 사실을 공식 확인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매체 등에서 우크라이나 측 국제의용군에 참여한 한국인이 존재하고 사망자도 발생했다는 보도가 그간 이어져 왔지만, 정부가 이를 공식적으로 확

  • 25.12.0513:09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출연 :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12월 4일) "계엄 1년, 거대 두 정당 적대적 공생하고 있어""장동혁 변화 임계점은 1월 중순. 출마자들 가만있지 않을 것""당원 게시판 논란 조사, 장동혁 대표가 철회해야""100% 국민경선으로 지방선거 후보 뽑자" 소종섭 : 김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용태 :

  • 25.12.0415:35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2월 3일) 소종섭 : 국민의힘에서 계엄 1년 맞이해서 메시지들이 나왔는데 국민이 보기에는 좀 헷갈릴 것 같아요. 장동혁 대표는 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것이었다고 계엄을 옹호하는 듯한 메시지를 냈습니다. 반면 송원석 원내대표는 진심으로

  • 25.12.0309:48
    조응천 "국힘 이해 안 가, 민주당 분화 중"
    조응천 "국힘 이해 안 가, 민주당 분화 중"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조응천 전 국회의원(12월 1일) 소종섭 : 오늘은 조응천 전 국회의원 모시고 여러 가지 이슈에 대해서 솔직 토크 진행하겠습니다. 조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요즘 어떻게 지내시나요? 조응천 : 지금 기득권 양당들이 매일매일 벌이는 저 기행들을 보면 무척 힘들어요. 지켜보는 것

  • 25.11.2709:34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1월 24일)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에 출연한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은 "장동혁 대표의 메시지는 호소력에 한계가 분명해 변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또한 "이대로라면 연말 연초에 내부에서 장 대표에 대한 문제제기가 불거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동훈 전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