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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상필, 국회로 들어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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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어셈블리 국회의원 진상필, 현실 정치에서도 가능할까①

지난 17일 국회의원과 보좌진을 소재로 다룬 KBS 드라마 어셈블리가 끝났다. 용접공 출신의 실직자가 어쩌어찌 국회의원이 되어 좌충우돌 활약을 펼치는 이야기는 드라마를 본 시청자들로부터 많은 호평을 받았다. 드라마는 진상필(정재영 분) 의원이라는 가상의 인물을 통해 정치가 현실 속 정치는 짜증과 고통의 대상이 아닌 감동과 구원의 공간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줬다. 단 한명이라도 진상필 같은 의원이 우리 국회에서 일하기를 바란다면 지나친 바람일까? 진상필 같은 국회의원이 현실에서도 가능할 수 있는지 살펴본다.

[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현재 정치신인이 국회의원이 될 수 있는 방법은 두 가지다. 지역구 후보자로 입후보하거나 정당의 비례대표 후보가 되는 것이다. 양쪽 모두 대체로 정당의 공천을 받는 과정이 필요하다. 무소속으로 지역에 출마해 당선되는 방법이 있기는 하지만 인지도가 낮은 정치신인이 관문을 뚫기는 쉽지 않다. 현재 지역구 의석을 기준으로 할 때 국회의원은 평균 21만명 가량의 선거구에서 선출되는데 이 많은 사람의 지지를 얻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이 때문에 정당의 후보 공천은 국회의원으로 가는 첫번째 관문이다.

진상필, 국회로 들어갈 수 있을까 어셈블리 종영 / 사진=어셈블리문전사 KBS미디어 래몽래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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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당은 공직 선거가 있을 때 후보자를 결정하기 위해 공천 과정을 거친다. 최근 여야 정치권의 최대 화두는 실상 '공천'문제다. 총선 등을 앞두고 재선에 목매는 국회의원들로서는 정당 공천을 받지 못할 경우 정치인생이 끝날 수 있다는 위기감에 놓일 수 있기 때문이다. 공천 문제는 정치인들에게 있어 '사느냐, 죽느냐'의 문제다. 한국 정당이 계파를 중심으로 움직이는 것도 공천 문제와 관련되어 있다. 계파별 지분을 통해 공천을 유지하느냐 마느냐를 결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당에 충성을 다하지 않아도 계파 보스에 충성을 다하면 공천이 보장되는 것이 현실이기 때문이다. 반대로 공천학살 등의 살풍경한 단어 역시 특정 계파가 공천권을 행사해 반대 계파 후보자를 쳐내는 일들이 발생했기 때문에 등장했다.

정치권의 최근 트렌드는 국민에게 공천권을 위임하는 상향식 공천제도다. 후보자를 국민이 결정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새누리당은 미리부터 오픈프라이머리를 통해 후보자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을 천명했고, 새정치민주연합은 혁신위원회의 혁신안을 바탕으로 최근 지역구별로 300~1000명 규모의 국민공천단을 통해 후보자를 결정하는 방식을 내세우고 있다. 실제 이 방식이 채택될지는 향후 정개특위 논의과정과 정당의 복잡한 역학관계를 살펴봐야 하지만 분명한 점은 공천권을 국민에게 위임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이같은 흐름에 대해서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국민에게 후보자 공천권을 위임할 경우 결국 인지도가 높은 후보자가 절대적으로 유리하다는 점이다.(현역 의원들이 유리하다는 것도 이 때문이다.) 가령 TV에 패널 등으로 자주 출현하는 인물이나, 전국적인 지명도를 가진 유명인사 등은 공천을 받기 유리한 입장이다. 물론 인지도가 있다는 것이 지역에 도움이 되거나 국가를 위해 헌신할 수 있다는 뜻은 아니다. 인지도와 역량이 더해진다면 더할 나위 없지만 인지도만 있는 인물이 공천 후보가 된다면 정당과 국민 모두에게 불행한 일이다.

국민공천 과정이 인지도 투표에 좌지우지 되면 후보자에 대한 면밀한 검토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정당 정치의 폐해로 공천권을 국민에게 넘기지만, 제대로 된 정보를 갖추지 못한 채 후보자를 골라야 하는 국민들로서는 제대로 된 후보자를 선출할 수 있는지는 또 다른 문제다.


진상필은 드라마속 여당의 전략공천을 받았었다. 만약 그가 과연 여야가 이야기하는 상향식 공천이었다면 후보자가 될 수 있을까. 학력도 낮고, 실직 후 오랜 복직 투쟁 끝에 얼마되지 않던 재산도 거덜난 그가 학식과 명망, 인지도 등을 갖춘 다른 후보를 제치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드라마 속에서는 진상필을 재보궐선거에 전략공천한 배경에는 국회의원 잔여임기만 채우고 다음 총선에서 다른 후보자를 내세우려는 숨은 의도가 있었기에, 얻어걸린 것처럼 진상필은 의정활동을 할 수 있었다..


여야는 각각 방식의 차이는 있지만 정치신인이나 여성, 장애인 등에 대한 보완방안을 내놓고는 있다. 하지만 폭넓은 인지도를 확보한 기존 정치인이나 막강한 자본과 인적 네트워크를 보유한 토호세력 등을 정치신인들이 제치기란 쉽지 않다. 역량을 갖춘 인사가 있더라도 상향식 공천제도를 뚫기는 어려운 것이다.


인지도 조사가 아닌 전략공천이라는 방법이 여전히 남아 있지만 이 역시 제한적으로 활용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전략공천은 당대표의 전횡으로 치부되고 있기 때문이다. 전략공천이 계파 학살의 도구로 사용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이같은 우려 때문에 최근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전략공천을 단 한명도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새정치연합은 20%까지 전략공천 가능성은 열어둔 상태지만 후보자의 역량이나 가치 보다는 선거구에 나선 공천후보자의 자격조건의 결함 여부나 선거 판세 중심으로 전략공천을 결정하도록 제한을 뒀다. 역량을 갖췄다고 정당이 인정해도 후보자가 되기는 쉽지 않은 것이다.


비례대표의 경우에는 상대적으로 정치신인이나 역량을 갖춘 이들이 진입할 수 있는 창구 역할을 할 수 있는 부분이 많다. 하지만 최근 선거구 획정 논란에서 보이듯 비례의원은 축소가능성이 높다. 비례의석이 줄수록 정당의 인재추천 기능 역시 떨어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진상필 같은 의원이 아니더라도 여야는 국회 예산심의나 군, 행정부처 등 특정 사안에 정통한 전문인력을 필요로 한다. 가령 경제의 경우에는 학계 전문가와 정부 부처에서 경제관료로 활약했던 인사들이 필요하다. 이들로서는 비례의석 등을 통해 들어와 의정활동을 펼치는 것은 권장할 만한 사안이지만, 문은 갈수록 좁아드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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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례의석을 줄이고 제대로 시스템을 갖추지 않은 채 국민에 공천에게 공천권을 떠넘길수록 참신한 정치인사의 정치 수혈 가능성은 낮아지는 것이다. 국회의석 300석에 매인 채 지역구 의석을 조절하지 못하고, 정당 내부 구조가 계파간 권력구조로 이합집산을 보임에 따라 정당은 공직후보자 추천 기능을 상실하고 있는 것이다. 정당이 계파갈등에 골머리를 안게 되면서 신인 추천 기능을 상실한 게 현실이다.


참고로 진상필은 현실 정치에서 가능할까? 진상필과 조건이 비슷한 인물이 무소속으로 출마한 사례가 최근 있었다. 지난해 7·30재보선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한 김득중 쌍용차 평택지부장이 그 주인공이다. 하지만 그가 거운 성적은 5.6%(3382표)에 불과했다. 거대정당 구조가 만든 한국 정치의 또 다른 현실이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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