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30일 인천 미분양 주택, 외국인 투자이민제 대상서 제외
[아시아경제 박혜정 기자]미분양 주택 부동산투자이민제도가 도입된지 1년. 인천 영종·송도·청라 등 경제자유구역의 미분양 주택이 부동산투자이민제 대상에 포함됐지만 투자 유치 실적은 7가구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1년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 정책의 실효성을 거두기 어려운 만큼 제도를 정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5일 국토교통부와 법무부에 따르면 인천경제자유구역 내 미분양 주택을 부동산투자이민제 대상에 포함시킨 적용 기준이 30일 만료된다. 10월부터 발생하는 미분양 주택을 외국인이 사도 부동산투자이민제 대상으로 인정받지 못한다.
부동산투자이민제는 외국인이 제주도와 강원 평창, 전남 여수, 부산, 인천경제자유구역에 있는 휴양 목적의 체류시설에 5억~7억원을 투자하면 국내 거주비자(F-2)를 주는 제도다. 5년이 지나면 심사를 거쳐 영주자격(F-5)이 주어진다.
인천경제자유구역의 경우 콘도·호텔·별장·관광펜션, 골프장 내 빌라 등 휴양 목적의 체류시설로 투자 대상이 제한됐었는데, 지난해 9월30일부터 1년간 발생한 미분양 주택이 포함됐다. 콘도·미분양 주택 등 체류시설만으로 투자 금액 7억원을 넘기거나 법무부 장관이 고시하는 기금 또는 공익사업에 5억원 이상을 5년 이상 예치·출자(공익사업투자이민제)한 금액을 더해 7억원을 넘기면 된다. 해외자본을 유치해 경제 활성화를 꾀하기 위한 전략이었다.
그러나 뚜껑을 열어보니 지난 1년간 미분양 주택을 통한 부동산투자이민제 실적은 7가구에 그쳤다. 영종지구 2가구, 송도국제도시 5가구 뿐이다. 청라국제도시에서는 한 건도 이뤄지지 않았다.
건설업계는 투자 금액이 다른 외국인 투자지역에 비해 높은 데다 인천경제자유구역에서 7억원을 넘는 미분양 주택이 적어 한계가 있다고 봤다. 현재 제주·평창(대관령 알펜시아관광단지)·여수(경도 해양관광단지)·부산(동부산관광단지)의 부동산투자이민제 금액은 5억원 이상인데 인천과 부산 해운대 관광리조트 지역만 7억원 이상으로 돼 있다.
또 인천경제자유구역에서 7억원을 넘는 미분양 주택은 57가구가 전부고 그 마저도 전용면적 85㎡ 이상 중대형 주택이다. 7월 기준 인천경제자유구역 내 미분양가구 1250가구 가운데 7억원 초과는 57가구로 5%에 불과하다. 5억원 미만이 854가구(68%), 5억~7억원이 339가구(27%)다. 특히 영종지구는 미분양 주택 대부분(96%)이 5억원 미만이라 투자 대상이 부족하다.
이에 따라 건설업계는 미분양 주택 외에 신규 민영주택을 투자 대상에 포함하고 투자금액을 5억원으로 낮출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국주택협회에 따르면 투자금액을 5억원으로 인하하면 미분양 주택 396가구(32%)가 투자 대상이 된다. 현재보다 6.9배 증가한다. 미분양 주택을 투자 대상으로 인정하는 기간도 1년 연장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주택협회 관계자는 "최근 중소형 주택 위주로 공급하는 상황에서 투자이민제의 효과를 늘리려면 투자 금액을 내리고 신규 민영주택으로 대상을 확대해 외국인 투자 여건을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법무부 체류관리과 관계자는 "고시에 정해진 대로 이달 말로 끝난다"면서 "9월30일 이전에 미분양된 주택은 대상에 포함되니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했다.
박혜정 기자 park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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