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황준호 기자]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금호산업을 다시 품에 안는다.
2006년 대우건설 인수하면서 시작된 '승자의 저주'로 2010년 워크아웃에 돌입한지 5년8개월만에 재건이다.
KDB산업은행은 18일 55개 금호산업 채권단 채권단은 박 회장에게 금호산업 인수가격을 주당 4만1213원(지분율 50%+1주), 총 7228억원으로 결의했다.
산업은행은 21일까지 박 회장에게 우선매수청구권 행사 여부를 통보한다.
금호아시아나 측은 "산은으로부터 공식적인 통보를 받으면 금호의 입장도 밝힐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산은의 공식 통보 이후 박 회장은 한 달 이내 인수 여부를 결정한다. 대신 박 회장은 산은이 연내 매각을 마무리 하지 않으면 위약금 5%를 받겠다고 한 만큼 매각작업을 서둘러야 한다.
남은 건 박 회장의 자금조달방안에 대한 채권단의 승인이다.
박 회장이 자금을 끌어올 수 있는 곳은 많지 않다. 금호고속 매각 방안은 금호산업 인수(주식매매계약, SPA) 이후에나 가능하다. 계열사의 자금 지원도 순환출자 고리를 형성하는 만큼 적절치 않다. 금호산업의 자회사인 아시아나항공의 주요 사업인 항공운송업은 국가기간산업이라는 점에서, 외국자본의 진입도 제한돼 있다.
만약 박 회장이 한 달 내 계획서를 제출하지 않거나 자금조달 계획이 미비하다고 판단될 경우 매각 작업은 무산된다. 채권단은 제3자 매각에 나설 수 있다. 또 채권단이 자금조달안을 승인하더라도 SPA 체결 후 3개월 내 매각 대금을 받지 못하면 역시 매각작업은 종결된다.
박 회장의 자금조달안이 무엇보다 중요한 이유다. 박 회장의 자금조달안이 채권단의 승인을 거친다면 매각작업은 연내 마무리될 전망이다.
지난 2009년12월 대우건설과 대한통운 인수 이후 금융위기를 맞으며 '승자의 저주'에 휩싸인 금호그룹의 재건이 6년 여 만에 대장정의 막을 내리는 셈이다.
다음은 금호산업의 재건 일지다.
▲2006년 11월 대우건설 인수
▲2008년 3월 대한통운 인수
▲2009년 6월 대우건설 재매각 발표
▲2009년 10월 서울고속버스터미널 매각 결정
▲2009년 11월 금호생명 매각 결정
▲2009년 12월 금호산업/금호타이어 워크아웃, 금호석화/아시아나항공 자율협약 추진
▲2010년 1월 주요계열사 워크아웃/자율협약 돌입
▲2010년 2월 금호석유화학 계열분리 추진
▲2010년 3월 금호렌터카 매각
▲2011년 7월 대한통운, CJ그룹에 매각
▲2012년 6월 금호고속 매각
▲2014년 10월 금호산업 조건부 워크아웃 졸업
▲2015년 1월 채권단, 금호산업 매각 공고
▲2015년 2월 호반건설, 신세계 등 인수의향서 제출.
▲2015년 4월 호반건설, 금호산업 본입찰에 6007억원 단독 응찰 및 채권단 거부로 유찰
▲2015년 5월 금호아시아나그룹, 금호고속 4150억원에 재인수
▲2015년 5월 채권단, 박삼구 회장과 금호산업 매각 우선 협상 결정
▲2015년 7월 KDB산업은행 금호산업 매각 협상 가격을 1조218억원 제시
▲2015년 8월 박삼구회장, 매입희망가 6503억원 제시
▲2015년 9월 박삼구회장, 매입희망가 7047억원 제시
▲2015년 9월 산업은행 7228억원으로 통보 후 채권단에 부의 및 동의안 접수
황준호 기자 rephwa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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