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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리더십] 비데가 女心을 만났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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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자社 인수해 1년새 흑자로
실적은 실력일뿐 性別 없어
권지혜 삼홍테크 대표이사

[아시아경제 이창환 기자] 2010년 초 아이에스동서 경영진은 삼홍테크 인수를 앞두고 고심에 빠졌다.


경영진은 삼홍테크 회생이 쉽지 않다는 판단을 했다. 일부 임원은 삼홍테크를 인수하면 안 된다는 목소리를 냈다.

그러나 당시 아이에스동서 마케팅 담당 상무였던 권지혜 삼홍테크 대표의 생각은 달랐다. 아이에스동서의 사업 노하우와 기업문화 등을 삼홍테크에 가져가면 분명히 시너지 효과가 있다고 믿었다. 권 대표는 삼홍테크 인수에 부정적인 회사 분위기 속에서도 긍정적인 의견을 피력했다.


그의 의견은 결국 채택이 됐고, 바로 대표이사까지 맡아 삼홍테크를 재건하는 책임이 부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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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상 삼홍테크를 맡고 보니 겉에서 봤던 것보다 상황이 더 심각했어요. 적자가 심한데다 직원들은 사기가 많이 떨어져 어디서부터 손을 봐야 할지 감이 안왔어요. 부임하고 한 1년 동안은 회사를 살려야 한다는 부담감에 밤에 잠도 제대로 못 잤습니다."

권지혜 대표(40)는 삼홍테크에 부임했던 시기를 이렇게 회상했다. 당시 삼홍테크는 비데 판매 부진으로 3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는 등 존폐의 위기에 놓여있었다.


"일단 도움이 안되는 기존 거래선부터 정리했습니다. 당시 일부 거래처들은 저가 납품으로 인해 제품을 공급해도 마진이 안남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거래처를 새롭게 정비할 필요가 있었죠."


거래처를 정비하는 것과 동시에 내부 조직도 정비했다. 장기간 이어진 적자로 인해 삼홍테크 직원들의 사기가 많이 저하돼 있었다. 부서와 직급에 상관없이 전직원에게 회사 개선 아이디어를 묻는 등 내부 소통 강화에 주력했다.


국내외 판매망 등 네트워크를 재정비하는 것도 쉽지 않았다. 권 대표의 노력은 통했다. 인수 첫 해인 2010년 매출이 전년 대비 30% 증가했다. 인수 1년만에 흑자전환도 했다.


2012년부터는 블로그를 통해 외부 소통도 강화했다. 권 대표가 '비데 만드는 여자'라는 필명으로 직접 운영 중인 블로그는 현재까지 120만명이 넘는 누적 방문자가 찾았을 만큼 인기가 있다. 블로그에는 그의 회사 이야기부터 일상 이야기, 책 이야기 등 다양한 주제의 진솔한 글이 올라온다.


권 대표는 "삼홍테크는 저의 의견이 받아들여져 아이에스동서 계열사로 편입된 회사인 만큼 책임감이 컸다"고 했다.


권 대표는 비데 업계는 물론 위생도기 업계를 통틀어 유일한 여성 최고경영자(CEO)다. 건축자재 업계는 남성 위주의 문화가 강해서 여성 CEO는 물론 여성 임원조차도 드물다.


권 대표는 여성 경영인의 장점이 분명히 존재한다고 했다. 그는 "주요 바이어 및 거래처 관계자들이 대부분 남성"이라며 "비즈니스 미팅에서 분위기를 부드럽게 이끌 수 있어 수주에 도움이 되는 부분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비데라는 소비재를 판매한다는 점에서도 여성의 장점이 더 부각된다.


권 대표는 "비데를 구입하는 주요 소비자가 가정주부와 같은 여성들"이라며 "저도 같은 여성이자 두 아이의 엄마로 여성 소비자층에 더 공감이 갈 수 있는 제품을 만들고 있다"고 했다.


다만 여성 CEO라고 회사의 성과에 대한 부담이 줄어드는 것은 분명히 아니다. 권 대표는 "어떤 경우에도 CEO는 실적으로 실력을 입증해야 하는 자리"라며 "실적에는 성별이 의미가 없다"고 강조했다.


삼홍테크의 실적을 보면 권 대표의 자신감이 어디서 나온 것인지 알 수 있다. 삼홍테크는 권 대표 부임 전인 2009년 매출이 109억원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293억원으로 3배 가까이 증가했다. 올해는 300억원을 무난하게 돌파할 전망이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크게 증가했다.


방수비데와 같은 혁신적인 신제품 개발과 국내외 우량 거래처 확보 등 권 대표가 회사 체질을 크게 개선시킨 것은 실적 증가의 주요 요인이다.


권 대표는 여성 후배들이 더 자신감을 가지고 회사 일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1998년도에 첫 사회생활을 여의도의 한 증권사에서 시작했는데 그때 상사들이 여직원들에게 커피나 담배 심부름을 시켰다"며 "지금은 여성에 대한 사회적 대우가 당시보다는 확실히 좋아졌고, 기회도 더 많아졌다"고 말했다.


이어 "여성들에게 사회적인 기회가 더 많아진 만큼 회사 일에 앞장서서 나서고, 사회성도 더 키우는 등 리더로 클 수 있는 기회를 스스로 잡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국내 비데시장 현황은
국내 비데 시장은 지난해를 기준으로 연간 3500억원 규모로 추정된다.


국내 비데 시장 규모는 2000년대 초중반까지 1000억원 내외였다. 그러나 지난 10여년 동안 국민들의 소득 수준이 올라가고 비데에 대한 인식도 개선되면서 시장이 3배 이상 성장했다.


현재 업계 1위인 코웨이(당시 웅진코웨이)가 2002년부터 비데 렌털사업을 시작하면서 시장이 급격히 성장했다는 의견도 있다. 당시 코웨이는 대대적인 공중파 방송 광고와 대규모 방문판매 조직을 이용해 비데 사업에서 큰 성과를 올렸다.


2000년대 이후 비데 업체들도 많아졌다. 점유율 1위 코웨이를 필두로 콜러노비타, 삼홍테크, 대림통상, 동양매직 등이 뒤를 잇고 있다.


이밖에도 수십개의 비데 업체들이 시장에서 치열하게 경쟁 중이다. 지난해 판매수량을 기준으로 한 업체별 점유율은 코웨이가 30% 내외로 1위이며 콜러노비타가 20% 내외로 2위, 삼홍테크가 약 10%로 3위다.


판매 방식은 제조사별로 조금씩 다르다. 코웨이와 청호나이스 등은 방문판매 조직을 통해 렌털로 제품을 주로 판매하고 있다. 콜러노비타와 삼홍테크, 동양매직 등은 온라인과 홈쇼핑 등을 통해 일시불로 제품을 주로 판매한다.


국내 비데 보급률은 약 40% 내외로 추정된다. 업체들은 아직 국내 비데 시장이 성장 중이라고 판단하고 신제품을 꾸준히 출시하며 판매 경쟁을 벌이고 있다.


수출도 활발하다. 삼홍테크의 경우 일본과 유럽 등 전세계 50개국 이상에 국산 비데를 수출하고 있다. 다른 업체들도 수출망을 넓히기 위해 꾸준히 노력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비데 시장은 아직 성장 중이기 때문에 업체 간에 경쟁이 매우 치열하다"며 "내수는 물론 해외 시장까지 눈을 돌리는 것이 장기적으로 회사가 성장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창환 기자 goldfish@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이창환 기자 goldfis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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