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지난달 초 북한의 비무장지대(DMZ)지뢰도발 사건으로 중상을 당한 하재헌(21) 하사의 민간병원 진료비를 국방부가 전액 부담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됐다.
16일 국방부는 공무 수행 중 부상을 당한 장병이 민간병원에서 치료를 받을 때 입원 기간과는 상관없이 진료비를 전액 국비로 지원받을 수 있도록 규정을 변경했다. 이날부로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개정 '공무상 특수요양비 산정 기준'을 발령했다.
규정변경으로 인해 분당 서울대병원에 입원 중인 하 하사는 기존 규정상 지난 2일까지만 진료비를 지원받도록 돼 있었으나 국방부의 결정으로 모든 진료비를 지원받게 됐다. 국방부는 이번에 관련 규정을 고침으로써 앞으로도 하 하사와 같이 공무상 부상을 당하는 장병에 대해 진료비를 전액 지원할 근거를 마련한 것이다.
개정 공무상 특수요양비 산정 기준은 군인사법상 '전상자' 등에 대해서는 국방부 장관의 승인을 거쳐 정해진 한도 이상의 진료비를 지급할 수 있다는 항목을 신설했다. 개정 기준은 공무상 부상한 군인이 의족과 같은 보장구를 착용할 때도 같은 방식으로 한도 이상의 진료비를 지원받을 수 있도록 했다.
이 밖에도 개정 기준은 국가가 군인에게 지급하는 요양비의 범위를 공무원 수준으로 확대하고 요양비 지급 절차도 일부 변경했다. 공무상 특수요양비 산정 기준은 국방부 고시로, 공무상 질병이나 부상한 하사 이상 계급의 군인이 민간의료기관에서 요양할 때 국방부가 진료비를 지원하는 기준을 담고 있다. 병사의 경우 군 병원 진료를 받지 못해 민간병원에서 요양하게 되면 공무상 당한 질병ㆍ부상 여부와 상관없이 국방부가 진료비를 전액 부담하고 있다.
앞서 하 하사는 군인의 민간 병원 진료비는 최대 30일까지만 보전하도록 한 현행법 규정 때문에 지난 3일부터 병원 진료비를 자비로 부담한 것으로 확인돼 논란이 일었다.
지난달 4일 북한의 지뢰 도발 사건 당시 중상을 입은 김정원(23) 하사와 하 하사는 곧장 헬기에 실려 국군수도병원으로 옮겨졌다. 오른쪽 발목만 잃은 김 하사와 달리 오른쪽 무릎 위와 왼쪽 무릎 아래를 절단하는 수술이 필요했던 하 하사는 분당 서울대병원으로 다시 이송됐고, 수술을 마친 뒤 계속 같은 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고 있다. 하지만 현행 군인연금법 제30조 5항에 따라 민간 병원에서 치료를 받는 군인에게 지급되는 공무상 요양비의 지급 기간이 기본 20일, 최대 30일로 제한돼 있기 때문에 하 하사는 지난 3일부터 청구되는 치료비 전액을 본인이 내야 했다.
양낙규 기자 if@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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